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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옥임 Apr 14. 2022

행복이들

행복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무엇이 행복이라고 답해야 할까? 정답이 따로 있을까?  순간 순간 느끼는 행복이 다른데 딱히 무엇이 행복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남편이 때로는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이쁜 삼둥이들이, 강아지들이, 화초들이, 새파란 새싹들이 나를 마냥 행복하게 해주는데 남편은 이런 나를 두고

"당신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모두가 행복인 거야. 우선 나만 해도 그렇지 않잖아. 욕심을 내다보니까..."


며칠 전에 남편의 제안으로 삼례장에 다녀왔다. 남편과 함께 서너번 찾아간 삼례장을 돌아보며 나는 남편의 계획으로 구입한 것들을 함께 들어주는 역할만 했었다. 그동안 화려하고 어여쁜 꽃들 앞에서 여지없이 발길이 멈추었다가도 남편이 심어놓은 꽃들이 많은데 굳이 구입해야 하나 싶어 아쉬운 발길을 돌렸었으나 이번에는 생각이 달랐다.


몇 번 사고 싶어 망설였던 작은 꽃들을 우리 삼둥이들이 더 커버려서 찾아올 시간이 없기 전에 심어놓고 싶었다. 꽃만 보면 잘라와서 할머니 선물이라며 고사리 손을 내밀던 이쁜 삼둥이들에게 세상에는 예쁜 꽃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나씩 심어서 보여주고 싶었다.

보기만 해도 가슴 셀레는 앙증맞은 꽃들의 이름도 알려주고 아름다움도 만끽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행복이란 딱히 무엇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고 알게 해주고 싶다.


삼례장에서 구입한 왼쪽의 빨강 매발톱은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고서야 남편이 심어놓은 오른쪽의 보라색 매발톱과 같은 종류라는 것을 알았다. 꽃이 활짝 피기 전 봉오리 모양이 신기하게 생겨서 구입했는데 보라색의 꽃과 또 다른 분위기와 느낌을 주어서 잘 심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 패랭이는 모양은 카네이션 영낙없으나 패랭이다. 검색을 해보면 패랭이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신기할 정도다. 패랭이 가운데에서도 꽃의 모양이 꽤 큰 편에 속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랭이 꽃들이 얼마나 작은지 앙증맞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마치 홑겹의 카네이션 느낌이 더 드는 패랭이다. 진핑크의 형광색이 왼쪽의 송엽국과 흡사하나 색이 더 진하다.



블루데이지다. 아주머니께서 활짝 피지 않은 봉오리가 많이 달려 있는 화분을 주셨는데 심어놓고 나니 활짝 피었다. 사진으로 보이는 색감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깜찍하다. 푸른 마가렛, 청화국으로도 불린다는 이 블루데이지는 우리 삼둥이들이 보면 정말 좋아할 매력이 넘치는 꽃이다.



버베나 가운데에서도 스칼렛. 버베나 역시 색상은 물론 품종이 매우 다양하고 작고 귀여운 꽃들이 모여서 꽃송이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란다. 심어놓고 보니 작은 꽃잎들이 너무나 깜찍하고 예쁘다.



얼핏보기에는 작은 해바라기 같지만 가자니아다. 아침 저녁으로 오므라들었다가 한낮이면 활짝 피는 꽃잎이 특징이다. 가자니아 역시 색상이 다양하다. 꽃말이 귀여운 '수줍음'이란다. 국화과로 추위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며 지속적으로 개화가 가능해서 관상기간이 길다는 기특한 가자니아. 아직 잠자고 있는 옆 친구 가자니아도 빨리 개화해서 홀로 외로움을 면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한 줄로 나란히 심어놓았지만 하나씩 늘려갈 계획이다. 작은 화분에서 정원으로 옮겨 심어놓으니 물 만난 듯 선명하고 뚜렷한 색상으로 자신의 어여쁜 모습들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살아주어서 고맙고 예쁜 꽃들을 활짝 피워 주어서 이쁘다. 아직은 어색하고 낯설겠지만 적응하면 잘 자라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잘 돌보아 줄 할아버지가 계시니 염려들 마렴. 할아버지 손은 그 유명한 약손이란다. 무엇이 되었든 할아버지 손이 닿기만 하면 건강해지고 무럭무럭 잘 자라게 되어 있거든. 우리집 식구가 되어서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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