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내 생에 버킷리스트 1호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 아침 출근해서 산티아고 순례길 경비를 검색 후 남편에게 문자를 넣었다.
"여보, 우리 칠순 때 산티아고 순례길 갑시다. 검색해 보니까 30~40일 기준 생각보다 적은 금액으로 족히 다녀올 것 같은데...... 그동안 적금 넣어서 준비하자구요."
출근 길에 문득 가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1호 산티아고 순례길이 생각났다. 이른 시각에 출근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산티아고 순례길 경비를 검색해 보았다. 두어 군데 찾아보니 공통적인 비용이 안내가 되어 있다.
남편에게 그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자고 두어 번 말한 적이 있으나 남편은 관심이 전혀 없었다.
"무슨 산티아고 순례길이야. 힘들게...... 베트남 가야지.."
가까운 베트남을 가보지 못했다며 노래를 하고 있는 남편에게 베트남은 나이가 들어서도 갈 수 있는 곳이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산티아고에 다녀오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했었다. 한 번으로는 남편에게 각인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종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 길 문득 생각이 난 김에 못을 박아두어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문자를 넣었고 하나씩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칠순이 되려면 남편보다 1년 늦은 나를 기준으로 한다면 3~4년은 족히 남았으니 그동안 적금을 넣어서 경비를 마련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말이 힘들다고 말했지만 남편의 속내는 그 많은 경비를 어떻게 감당하려느냐는 뜻이기도 하다. 40년을 넘게 부부로 살다보니 남편의 눈빛만 보고도 금세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데 말의 속내를 모를 내가 아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산티아고 적금을 넣어서 준비하자는 뜻으로 제안을 한 셈이다.
남편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요양보호사 현장실습에 들어갔기 때문에 핸드폰의 내용을 확인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핸드폰을 확인하게 되면 어떤 답변이 올라올지 내심 기대가 된다. 외관으로는 남편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결국 알고보면 남편은 와이프의 생각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편이다. 그래서 늘 고맙고 감사해 한다.
"그 힘든 길을 왜 굳이 가려고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듯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아가는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고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연령층과 소통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금까지의 내 삶을 남편과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통해서 재조명 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어서다.
필리핀 선생님과의 모닝콜 수업이 3년째 접어들었다. 앞으로 3년 정도 더 계속한다면 기본적인 대화는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