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어!

by 이옥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내 정신머리가 이래도 되는 건가? 황당하기 이를데 없다. 사흘간 스마트키를 찾기 위해서 스마트키가 사라진 첫 날 이동했던 경로들을 더듬어가며 가방, 쓰레기통, 분리수거통, 공방, 저장고, 냉장고, 드레스룸, 장농까지 들쑤셔가며 예제 찾아봤지만 없었다.


'잊어버렸나보다.'라며 어디로 빠졌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으니 이제는 포기해야지 생각하고

'가지고 다녔던 가방이나 마지막으로 한 번 확인해 봐야지' 라며 있을 리 없는 예전의 가방을 꺼내서 들여다보는 순간 안 주머니에서

"나 여기 있지롱!"하고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빤히 올려다 보는 스마트키를 발견하고 기가 막혔다.

아니 이렇게 찾기 쉬운 곳에 있었는데 여러 번 열어보고 만져보고 했었음에도 왜 발견이 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치 나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누군가가 숨겨 놓았다가 살짝 갖다둔 모양새다.


퇴근 길 마트에 들르기 위해 핸드폰과 스마트키만 챙겨서 나가는 길에 스마트키는 조끼의 오른쪽, 핸드폰은 왼쪽 주머니에 넣어두고 장을 봤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오른쪽 주머니의 스마트키를 꺼내 운전석의 가방에 넣어두고 장을 봐온 물건들과 함께 들고 집에 들어온 기억까지만 생각이 났다.


가방에 분명히 넣어둔 기억 때문에 수 번을 반복해가며 가방 안을 들여다 보고 손을 집어 넣어 확인도 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가방을 감싸쥐고 확인해 봤지만 마술을 부리기라도 한 듯 찾을 수가 없었다.


양손으로 물건들을 가지고 들어올 때 혹여라도 현관 주변 무성한 화초 속에 빠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헤쳐보기도 했었다. 집까지 들어올 때 스마트키가 주차장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는 화초 속에 떨어져서 파묻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확인했지만 있을 리 없다.


덕분에 여분키의 전지를 교체해서 정상 작동이 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지만 없어진 스마트키를 포기할 수 없어 생각이 날 때마다 여기저기 찾아본 수고를 생각하면 어이가 없고 황당하나 이 또한 살아가는 과정이리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된다고 말들 하지만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랴. 사는 동안 우리 엄마처럼 가족들 잊어버리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남편은 정신없는 나를 볼 때마다 한 번씩

"당신 나중에 나까지 잊어버리는 거 아니야?"하고 말하나 듣는 내 마음은 몹시 슬프다. 그 누구보다도 마지막까지 기억하고 고맙다 말해주고 싶은 남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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