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와 조카딸

by 이옥임

남편이 거제도에 볼 일이 있어 동서 집에서 하룻밤 자고 올라오더니

"제수씨가 김치를 담아서 보냈네."하고 내민다. 남편이 내려갈 때 발효음료를 담아 보낸 가방인데 가방을 열어보니 김치와 지퍼백에 담긴 볶은 참깨, 호두가 함께 들어있어 동서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동서에게 전화를 하자

"시숙님 잘 도착하셨어요? 편찮아 하시던데...."라며 남편을 염려한다.

"응 잘 도착했어. 아니 어젯밤에 강원도에서 늦게 도착했다면서 힘들게 김치는 언제 담은 거야? 고맙다."

"어차피 담아야 해서 형님 조금 담아드린 거예요."

"이 정도면 많이 보냈지. 맛있게 잘 담았다."

"맛이 있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형님이 보내주신 쌀음료 잘 마시고 있어요."


참깨를 듬뿍 뿌려서 고소하고 액젓 맛이 진한 배추김치와 깍두기의 맛이 예전 우리 엄마가 담아주셨던 맛과 흡사해서 오랫만에 우리 엄마의 맛을 느끼게 해 준 맘 따뜻하고 솜씨 좋은 동서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큰엄마~저 거제에 잘 도착했습니다!!ㅎㅎ 큰엄마 집이 전주에 있어서 오빠 만나러 자주 가는 것 같은데 항상 사랑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큰엄마 집에서 항상 집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것들을 먹어 볼 수 있어서 좋아요ㅎㅎ 아침밥을 항상 맛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ㅎ 피자가 너무 맛나게 보여서 제가 사진도 찍었어요!ㅎㅎ엄마한테 자랑하려고요~!! 다음에도 또 놀러 갈게용 큰엄마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당♥♥"


전주에 있는 지인의 아들과 짝이 된 동서 딸이 짧게는 이삼일, 길게는 2주까지 우리집에 자주 올라와서 머물다 간다. 우리 부부만 있는 집에 조카딸이 올라오면 사람 사는 집처럼 꽉 찬 느낌이어서 좋은데 조카딸도 우리집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니 고맙다.


내년 봄에 결혼하는 조카딸과 예비 조카사위는 작년에 내가 연결시켜 주었었다. 가까이서 함께 지내는 지인의 가정을 보면서 우리 조카딸과 맺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어르신들 가운데 지인의 어머님 표정이 매우 편안해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가정의 분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지인의 부부와 예비 조카사위의 모습을 통해서 절감했다. 온화하고 배려깊은 지인의 남편과 시어머님을 극진히 모시며 매사에 진취적이고 지혜로운 지인, 아빠와 엄마의 장점만을 골라 타고난 예비 조카 사위는 문제해결력이 매우 우수한 청년이다.


우리가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의 섹소폰 연주를 위해 음향 설치와 방송 설비 점검을 예비 조카사위가 발로 뛰면서 해결해 주었었다. 그 뒤 조카사위가 눈에 들어왔고 많은 청년들 가운데 적극적이고 앞장서서 리더하는 모습 뿐 아니라 주변사람들을 배려하고 따뜻하게 어르신들을 챙기는 모습이 남달라 보여서 조카딸에게 소개를 해준 셈이다. 다행히 연분이었는지 둘이 잘 지내고 있는 조카딸이

"큰엄마, 오빠를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했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갈등들과 힘든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 때마다 지혜롭게 서로 힘을 합쳐서 잘 헤쳐 나가기를 빌며 더 잘 알아서 슬기롭게 살아갈 것을 믿는다.


지인은 사돈이 전주에 올라와서 함께 살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동서도 요즘 전주 근교로 올라오고 싶어 한다. 내년부터는 딸도 전주에서 살게 될 텐데 나 역시 가능하다면 동서도 올라와서 가까이 함께 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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