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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옥임 May 03. 2022

태풍

그동안 기상청의 날씨 보도를 통해서 태풍의 발생 이유를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을 테지만 집중해서 듣지 않다보니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왜 태풍이 발생해서 그렇듯 많은 재산과 인명에 커다란 피해를 주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초강력이라는 8호 태풍 "바비"가 초 긴장 속에서 큰 문제 없이 지나간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그새  9호 "마이삭"이 바비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고 올라오고 있다는 보도에 또 다시 잔뜩 긴장의 도가니에 빠졌었다. 그런데 10호 '하이선'이 또 올라오고 있단다. 어제 오후 검색할 때만 해도 하이선의 진로가 일본을 강타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일본을 비켜 우리나라 육로로 진행할 예정이란다. 그야말로 태풍으로 인한 초긴장이 연속이다.


도대체 이 태풍들이 줄이어서 왜 생기는지 그리고 왜 지구촌을 그렇듯 불안하게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큰 맘 먹고 검색을 해보았는데 친절한 과학사전 지구과학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에너지는 지구의 날씨를 변화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돌기 때문에 낮과 밤, 계절의 변화가 생기며 이로 인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의 차이가 발생하며 대륙과 바다, 적도와 극지방과 같이 지역 조건에 따른 열적 불균형이 일어난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태풍이 발생하고, 비나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기온이 오르내리는 등 날씨의 변화가 생긴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며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을 태풍이라 한다.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움직이며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Cyclone),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윌리윌리(Willy Willy)라고 부른다.


위 내용만으로도 태풍이 왜 생기는지 태풍이 발생해야만 하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 태풍에 대해서는 이해하게 되었으나 안타까운 것은 태풍이 올라올 때마다 사전 사후 물적, 인적 손실은 물론이고 심신 에너지의 소모가 너무나 크다는 점이다. 게다가 재산과 인명 피해 소식에는 어이없는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세찬 바람과 요란한 굉음을 동반하는 태풍이 있을 때면 젊어서는 

'그래. 이 밤 세상 모르게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잠잠해질 거야."라는 기대감을 안고 늘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세상 모르게 자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자다가 들려오는 세찬 바람과 부딪치는 소리에 가슴을 조이게 되었고 남편의 간간이 들려오는 발자욱과 현관문 여닫는 소리도 듣고 있으니 나이를 많이 먹기는 먹었나보다.


본디 잠이 없는 남편은 일찍 자든 늦게 자든 꼭두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나갔던 사람인데 이 곳에 내려와서는 더욱 잠이 없어졌다. 산짐승들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한 밤중에 깨어 들락거리고 태풍이 연이어서 불어오는 요즘에는 아예 쇼파 붙박이가 되어서 깊은 밤 자주 드나드는 소리를 듣게 된다. 


단단히 태풍 설거지를 해놓고도  혹여라도 어디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좌불안석 불안한 모양이다. 한밤중 남편의 발자욱 소리를 들으면서 남편을 염려하게 됐다. 위험할 때 나가서 어떻게 되지는 않을지 심한 바람에 날아가지는 않을지..... 8호와 9호 태풍은 자고 일어나니 염려했던 것보다 평온한 아침을 맞게 해주었는데 하이선은 어찌 될지..... 내려오기 전에는 없었던 불안감이 내려와서 늘어났다. 


하긴 내려오기 전에는 태풍이 올라오나보다 비가 오나보다 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산 밑의 전원주택에 살고보니 무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남편이 더욱 안쓰럽다.  모기 천지와 뙤약볕, 태풍에도 끄떡하지 않는 남편이야 마냥 행복해 하지만 바깥일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 여자인 내 입장에서는 늘 남편이 안쓰럽고 마음이 쓰인다. 


사랑하는 남편,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니 몸 아끼고 돌봐가며 지금처럼만 행복하기를 바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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