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옥임 May 03. 2022

민폐

 3개월 기간제 교사 기간 중 일주일을 그리고 개학하는 첫 주간 예기치 않은 자가격리로 출근을 못 했으니 폭염이 계속되는 날 후배들에게 과학과 음악 수업의 부담을 안겨주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일주일동안 적게는 2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씩 교실에서 아이들을 붙잡아두고 안해도 되는  씨름을 했을 후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위로해주기 위해 남편과 오후에 마트에 들렀지만 코로나가 불안했다.


누가 확진자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확진자의 동선과 언제 겹치게 될지 이제는 밖에만 나오면 불안하다. 자가격리를 한 번 하고 나니 두 번 다시 확진자의 동선과 겹치고 싶지 않은 심정이나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나도 너도 서로 모르는 알 수 없는 상황인데......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무엇이 있을까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남편과 함께 탐스런 백도와 거봉을 가져가기로 결정을 했다. 무엇을 골라야 할 지 몰라 복숭아 근처에서 서성이자 매장 점원이 다가온다. 복숭아를 사려고 하는데 무엇이 좋을 지 추천을 해달라고 하자 황도보다는 백도가 당도가 높고 집에서 드실 거라면 중간 크기가 좋을 거라는 말에 선물할 거라고 하자 큰 것으로 골라준다.


올 여름 지인들이 집에 오면서 선물로 사 온 복숭아들이 하루가 다르게 물러버리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점원에게 상태를 확인하고 교체해 달라고 부탁을 하자 꼼꼼하게 점검하고 두어개 교체를 해준다. 그대로 들고 왔더라면 보이지 않는 밑 부분이 무른 것들을 먹지 못하고 그대로 버릴 뻔 했다. 


"쉽게 상하는 복숭아 농가가 힘들겠어요."하고 점원에게 말을 건네자

"농가에서 전체 수확량을 매수하기 때문에 농가가 힘든 게 아니라 우리가 힘들어요."라는 말을 들으니 내심 미안했다. 그래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심정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맛이 있을 거예요."한다. 


그러잖아도 가뜩이나 힘든 후배들에게 과일로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맛있게 먹도록 시원하게 관리하기 위해 저장고에 넣어두고 나니 뿌듯하다. 근무가 끝나는 9월 말까지 다시는 자가격리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몸관리를 잘 해야 할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복숭아와 거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