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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Oct 07. 2024

안성맞춤 물김치

건강하고 장수하기 위해서는 굳이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다. 다음의 네 가지 충고로 충분할 것이다. 담배를 피우지 말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화를 잘 내지 말 것.(p.272) 마르쿠스 브라이언, <슈퍼토마토와 백신바나나>


이른 아침 산책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쩌다가 일찍 산책을 나가서 우연히 일출을 본 이후로는 줄곧 이른 시간에 산책을 나가고 있다. 오늘은 찌뿌둥하게 흐려서 일출이 보이지 않았고 산책을 마칠 즈음에 해가 어렴풋이 떠 있고 구름 뒤에 붉은빛이 살짝 비쳤다. 맑은 날 일출보다야 못하지만 파스텔톤의 충분히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부터 아침을 거의 먹지 않거나 과채만 먹었는데, 아침 산행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파서 아침부터 식사를 했다. 물김치를 한 대접 꺼내고 밥과 밑반찬 몇 가지도 꺼냈다. 이번 물김치는 급히 담그는 바람에 풀도 쑤지 않고, 밥도 갈아 넣지 않았는데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숙성이 되면서 깔끔한 맛이 살아나고 있다. 물김치를 담근 날 저녁에는 너무 맹맹해서,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물김치를 여러 번 담가도 담글 때마다 맛에 신경이 쓰인다), 숙성이 되면서 점점 맛있어지고 있다. 자연식물식은 기본적으로 자연에서 온 식물인 채소, 과일, 통곡물을 (가공하지 않고) 먹는 식이요법이다. 특히 과일과 생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에 매 끼니 채소 반찬을 준비해야 한다. 채소 반찬 준비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물김치를 싱겁게 담가두면 샐러드 대용으로 좋다. 샐러드를 한 일주일치 미리 만들어 둔다는 생각으로 물김치를 담그고 있다. 양배추 한 통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몇 번 씻고, 소금 네 큰 술에 절였다. 양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열무도 두어 줌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소금에 절였다. 양파 2개, 사과 2개, 당근 반 개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두었다(절이지는 않는다). 오이가 제철일 때에는 오이물김치를 담그면 아삭한 식감이 좋은데, 벌써 오이가 철이 지나서 오이 대신 사과를 넣었다. 오이의 싱그러운 맛은 아니지만 사과의 달콤한 맛에 당근과 열무의 붉고 푸른 색감을 더했다. 양념은 소금, 매실청, (마스코바도) 설탕, (천연) 식초 1큰술씩 사용했다(큰 통 기준). 30분 정도 절여진 양배추를 빠뜩빠득 씻어서 물김치를 만들 통에 담고, 나머지 재료와 양념도 넣었다. 통에 가득 물을 부으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김치를 오늘 아침에도 만족스럽게 한 대접 먹었고 야식으로도 한 대접 먹었다. 하루 종일 밖에서 식사를 하는 바람에, 아무리 채소가 많이 들어간 비빔밥을 먹어도 집에서 자연식물식 하면서 먹는 채소의 양에는 미치지 못하여 아쉬웠는데, 저녁 늦게라도 물김치에 사과 반 개를 먹으니 아주 만족스럽다. 냉장고에 쟁여 둔 물김치는 식사 대용으로도 간식으로도 안성맞춤이다.



*** 30회까지만 브런치북 연재가 가능하여, 91일 차부터는 브런치 매거진, 천일자연식물식에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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