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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치팅데이

by 소미소리
생각도 우리의 건강상태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영국 리딩 대학의 데이비드 와버튼은 긍정적 사고가 면역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행복감을 느낀 뒤 20분이 지나면 항체의 수는 배가 되는 것을 발견했다. 심장-순환계 건강도 사고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p.270) 마르쿠스 브라이언, <슈퍼토마토와 백신바나나>


자연식물식도 좋지만, 즐거움도 중요하니 때로는 치팅데이를 갖고 있다. 그리하여, 치팅데이로 정하고 샐러드 뷔페에 갔다. 점심에 갔으니 아침은 간단하게 먹어도 좋았지만, 아침 일찍 등산을 하고 오니 식욕이 생겨서 아침도 한 상 차려 먹었다. 물김치 한 대접에 밥과 밑반찬으로 아침을 준비하고 디저트로 바나나와 구운 캐슈너트를 몇 개 먹었다. 아침 일찍 산책 겸 등산을 하면 일출을 볼 수 있다. 일출을 보는 재미에 저절로 일찍 눈이 떠져서 오늘도 일출 시간에 나섰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일출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밝아지면서 하늘이 붉게 물들며, 저 뒤로 붉게 떠오르는 태양이 보였다. 늘 대낮의 해를 보고 살던 사람인지라, 감히 눈이 부셔서 해를 직접 바라볼 생각도 못했는데, 일출 시간의 태양은 부드러워서 잠시 아름다운 태양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산을 오를 때에는 어두웠는데 좀 올라가다 보니 금세 밝아지고 내려올 때에는 완전히 밝았다. 산에 반쯤 올랐을 때가 가장 힘들고 지루하다. 반이 넘어가면 금방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내려올 때는 가뿐한 발걸음이라 힘든 줄 모른다. 오히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내려온다.


점심에 뷔페에 갔지만 무거운 음식은 먹지 않고 샐러드에 해산물을 조금 추가한 정도로 먹었다. 훈제 연어와 찐 새우, 홍합, 몇 가지 치즈와 티라미수 작은 조각, 그리고 아메리카노 반 잔을 천천히 맛있게 먹었다. 샐러드에는 소스를 뿌리지 않았고, 올리브와 양파, 과일을 토핑으로 올렸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시판 소스를 먹지 않으니, 밖에서도 시판 소스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향신료 채소나 달콤한 과일을 곁들여 먹는 것이 익숙하고 맛있다. 치팅데이로 정했으니 편안하게 이것저것 맛보기는 하였지만, 집에서 먹는 소박한 자연식물식 음식에 비해서 더 입에 맞지는 않다. 음식만 놓고 보면, 이제 입맛이 많이 바뀌어서 자연식물식 음식이 다른 음식에 비해서 못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맛의 측면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자연식물식 음식이 훌륭하다.


저녁에는 다시 물김치와 잡곡을 섞은 백미밥으로 식사를 했다. 반가운 자연식물식 음식이다. 이번 물김치는 너무 심심해서 과일과 함께 간식으로 먹을 때에는 딱 좋지만, 반찬으로는 아쉬운 감이 있다. 아니면, 점심에 짠 음식을 먹은 터라 더 싱겁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물김치는 간이 부족하면 먹을 때마다 추가 간으로 소금이나 액젓을 조금 타면 되니 내일도 싱겁게 느껴지면 간을 추가해 보아야겠다.


자연식물식 91일 차다. 최근에 먹는 음식의 종류도 (자연식물식 이외의 음식을 포함하여) 늘었고, 양도 늘었는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몸무게는 그대로다. 최근에 추가한 음식은 멸치볶음과 견과류, 달걀(가끔씩)이다.


* 표지 사진 : UnsplashBenjamin Ash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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