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십 년 동안 과일과 채소를 위주로 먹는 사람 중에서 살찐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수십 년 동안 과일과 채소를 위주로 먹는 사람 중에서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영양가가 낮고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는 음식을 먹을 때 살이 찌고 질병에 노출된다. 비만과 영양실조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p.269-270) 더글라스 그라함, <산 음식, 죽은 음식>
점심에 치팅데이를 가졌다. 하루 중에 한 끼만 마음껏 먹었으니, 하루가 아니라 한 끼의 치팅데이라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아침은 과일과 찐 고구마를 먹고, 점심에 뷔페에 갔다. 고기나 해산물 위주의 뷔페에 가면 속이 부대끼는데, 샐러드 위주의 뷔페에 가면 한결 가볍다. 샐러드 뷔페 음식 중에 타코를 주로 먹었다. 샐러드도 먹었지만, 토르티야와 채소 조합이 좋아서 몇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 꽃게와 찐 새우, 훈제 연어 등 해산물도 먹었지만, 육고기는 아직 손이 가지 않는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커피를 거의 섭취하지 않다가 초기의 치팅데이 때 갑자기 커피를 마시니 힘들었는데, 이제 치팅데이 때마다 커피를 마셨더니 적응이 되었는지 아메리카노 한 잔을 거의 다 마셨는데도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작은 케이크도 두어 조각 맛있게 먹었다.
자연식물식은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식이요법이지만 엄격하게 하고 있지 않다. 자연식물식 초기 30일은 상당히 엄격하게 유지했지만, 그 이후에는 유연하게 하고 있다. 어쩌다 외식을 하거나 이것저것 먹어야 할 일이 생기는데, 그런 일들을 모두 피하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니 외식할 일이 있으면 도시락 대신, 비빔밥이나 채소 위주의 음식을 먹고, 뷔페에 가더라도 채소와 과일, 가능하면 가공이 덜 된 음식을 가져다 먹곤 한다. 밖에서도 골라먹을 음식이 생기니 외부 활동이 한결 편안하다.
점심에 뷔페에서 과식을 했더니 저녁은 생각이 없어서 건너뛰었다. 물김치가 거의 떨어져 가니 수일 내에 단감과 양배추를 이용해서 물김치를 담가 보아야겠다. 자연식물식 112일째다. 여전히 컨디션이 좋고, 눈도 편안해서 렌즈를 착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비가 간간이 내려서 등산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 얕은 둘레길 위주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