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말투 찾기

열두번째

by 도르가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2년 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아들의 결혼식을 못갔는데, 수원에서 세미나 참석하면서 마침 친구의 집 근처인지라 갑작스러운 문자를 했지만 친구와 좀 이른 저녁을 하면서 축하를 해주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 참 친한 친구였는데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서로 간에 연락이 뜸했었다. 그래도 몇 년 만에 만나면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하게 친구를 만난다. 서로 왜 연락을 안 하냐는 트집이나 삐짐은 없다 오늘도 참 편한 대화를 했다. 어느새 내 친구는 며느리 둘을 얻은 시어머니가 되었고 나도 며느리가 있는 시어머니가 되어 이야기 거리들이 자녀들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서로 웃음이 나왔다. 내 친구는 나보다 말이 없다. 늘 조용했던 친구라 오늘도 큰 수다 없이 주로 내가 이야기의 주제를 끌고 가면 이 친구는 듣고 있다 작은 소리로 '그래! 그랬구나! 나도 그렇더라고'로 맞장구를 쳐준다.


나는 시화,친구는 수원에 살면서 1년에 한번 연락을 해도 섭섭해하지 않는다. 만나면 좋고 안 만나도 좋고 서로 험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친구잖아'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에 꽁꽁 숨겨놓은 이야기는 이내 곧 무장해제가 된다.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밥 데이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 내가 이 친구에게 하지 않은 이야기를 오늘 했었다. 압력밥솥에 밥을 하면 밥솥에 추가 칙칙칙 하고 돌아가는 것을 사람에 비유하면 열받아 씩씩 거리는 모습이 상상이 된다. 내 속에 꽁꽁 숨겨놓은 이야기는 김이 많이 빠진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마음에는 사그라들지 않은 나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나는 친구에게 일러바치듯 이야기를 내뱉었고 내 친구는 '아이고! 고생 많이 했네!'하는 그 한마디에 나는 압력솥에 김이 픽픽거리며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그 뚜껑을 열면 아마도 찰지고 맛난 밥이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나의 말을 오해하지 않는 친구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어 참 감사하다.



나의 글은 어떨까

사람과의 관계는 피곤한 것이 많다. 서로의 기분을 봐야 하고 상대에게 해야 하는 말을 한 번 더 생각해서 말해야 하고 나는 아무렇지 않는 말을 했음에도 상대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데 속으로는 기분 나빠하며 후일에 안 좋은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닌데...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말을 내뱉고 산다. 무슨 생각으로 한 말이지도 모르는 말 의도하며 내뱉은 말 일부러 하는 말 위로하는 말 섭섭해하는 말 축하하는 말들이 우리 안에 쌓여져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계 속에서 내 안에 있는 말들을 내뱉고 글을 쓴다. 나는 어떤 말들을 하는가? 나는 어떤 글을 쓰는가? 어떤 글을 나는 쓰고 싶은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카카오스토리에 짧은 글들을 써놓으면 그것을 읽는 사람들의 피드백은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글'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나는 경험을 한 것을 곧바로 써놓는다. 글을 쓸 때면 그 안에서 감정과 표현이 떠올라 글을 쓸 때마다 내 스스로도 아날로그인듯한 투박함이 느껴지곤 했다. 잘 쓰려고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냥 마음을 담아서 써 내려가는 글로 다음 편을 기대하기도 했었다. 나는 따뜻한 위로를 주는 글을 쓰고 싶다.


말은 마음에서 나오듯이 사람의 인상도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때 국사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얘들아! 너희가 나이가 40살 정도 되면 얼굴에 책임질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야 지금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꼭 기억해 두어라 나이 40살 이면 얼굴에 책임을 진다'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인생을 이기적인 삶이 아닌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면 그 얼굴엔 늘 햇살이 비치는 것 같다. 고생을 한다 하여도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 나는 그때 그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얼굴에 책임질 나이가 훨씬 지났지만 내 얼굴을 보면 그래도 평온함이 느껴지기도 하니 참 다행이다. 그 평온함을 나는 글로 표현하기를 늘 원했다. 마음에 굳건한 말뚝 하나를 심어 놓았다.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어? 놀 줄 알아야 하는데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아서 질문하기도 좋아한다. 그런데 놀 줄을 모른다. 그 흔한 노래방도 가본 지 백만 년쯤 된 것 같다. 혼자 여행하고 혼자 카페 가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걷기를 좋아하지만 수많은 무리들과 단체로 뭘 하는 것은 적응이 잘 안되어 내가 나를 생각해 봐도 갑갑할 때가 있다. 글을 쓰는 작가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내 인생을 쓰는 글은 한계가 있다. 남의 인생을 자유롭게 표현도 해볼 줄 알아야 하는데 어떤 틀에 갇혀 있는 나를 보면서 26년도에 동적인 취미를 가져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익숙함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는 것은 고인 물처럼 나중에는 썩는 물이 된다



내가 있는 숲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숲에서 나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숲속에 있을 때는 숲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처럼, 한곳에 익숙해질수록

내가 그곳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다는 사실을...

- 은둔의 즐거움 신기율 -



내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새로운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늘 쓰는 말투 고정된 생각과 환경을 벗어나면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아직 나는 해외여행을 많이 하지 못했다. 다닌 곳이 다섯 손가락도 안되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미국 여행을 해보는 것이다. 넓은 나라 많은 인종이 있는 나라 우리나라와 다른 생각과 환경을 보면서 나의 생각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여행을 가진 못하지만 대리만족으로 여행 프로그램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언젠가는 갈 나라들을 미리 보는 대리만족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환경 탓하지 말고 꼭! 가보고 싶다. 하기야 국내에도 좋은 곳이 많은데 하하~ 해외를 못 가더라도 국내 좋은 곳을 먼저 가보는 것도 좋을 듯..!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행동을 함께 하는 26년을 보내야겠다. 나의 숲에는 갖가지 꽃과 나무 새들로 가득 채워서 다양한 이야기로 나의 독자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용기를 주고 싶고 힘을 얻게 해주고 싶다. 주저앉아서 절망하는 이들의 마음에 '이제는 일어나서 걸어가야지! 이제는 파이팅 한다고!'하는 힘을 주고 싶은 작가이고 싶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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