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어떻게 안거야?

by 도르가

알고리즘은 왜 생길까?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필요해서 본 영상 하나가 끝나자마자, 비슷한 주제의 영상들이 끊임없이 추천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신기 하네, 딱 내가 관심 있는 분야잖아'라고 생각하며 별다른 의심 없이 계속 시청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면서 이상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요리 영상을 하나 보면 요리 영상만, 운동 영상을 보면 운동 영상만, 심지어 부정적인 뉴스를 하나 클릭하면 그 뒤로는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들이 줄줄이 따라왔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몇 해 전 어렴풋이 어떤 뉴스를 보았는데,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미국의 여러 주를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특정 지역 사용자들에게는 긍정적인 내용의 영상을 주로 노출시키고, 다른 지역 사용자들에게는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다. 실험 기간이 지난 후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각 지역 사람들이 보는 콘텐츠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나뉘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의견까지도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마음이나 의도를 직접 읽지 않는다. 대신 아주 단순하지만 정확한 방식으로 우리를 관찰한다. '이 사용자는 이 영상을 5분 동안 시청했다', '이 영상은 10초 만에 건너뛰었다', '이 영상에서는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을 달았다'와 같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추천한다. 알고리즘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한 원리로 작동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왜 그럴까? 사람은 보는 만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반복적으로 접하는 정보를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긍정적인 장면, 희망적인 이야기, 성장과 배움에 관한 콘텐츠를 보면 자연스럽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밝아진다. 작은 일에서도 의미를 찾고, 어려움 속에서도 가능성을 보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뉴스, 갈등과 분노를 담은 영상, 불공정함을 고발하는 콘텐츠를 반복해서 접하면 세상이 점점 더 위험하고 불공평한 곳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물론 무심코 보는 영상 하나하나가 우리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생각이 자라나는 방향,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틀에는 분명히 큰 영향을 미친다. 마치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을 만들듯이, 매일 보는 콘텐츠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조금씩 빚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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