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처럼 자라는 시간
나는 마흔이 넘어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와 친하지 못했고, 결혼과 육아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런데 아이 둘을 키우면서 부모로서 준비되지 않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의 질문 앞에서 쉽게 답하지 못하고, 세상을 설명해 주어야 할 순간마다 마음 한쪽이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결심했다. "이제라도 배워야겠다."
그렇게 시작된 공부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배움의 길을 걸었고, 상담연구소에서 공부하며 나도 모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깨달음이 나를 사이버대학교 입학으로 이끌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대학 4년을 정규로 졸업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결국 6년 만에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에 진작 공부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뿌듯함이 더 컸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 나의 대학 공부도 함께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 나도 같은 시험 기간이 되었고,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수업을 듣고 시험을 쳤다. 그 모습은 내 인생에서 가장 단단한 시간으로 남아 있다. 그 시절 나는 성적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배웠다. 바로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배움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였다.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학사모를 쓰고 졸업사진을 찍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나의 책상에는 오래도록 붙어 있는 글귀가 있다. 이금희 아나운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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