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댄스?
머리보다 몸이 먼저
학교 다닐 때는 공부는 내 취향에 맞지 않았다. 반에 60명의 학생들이 있다면 중간 이하의 성적이었고,
때론 아주 저조한 양갓집 규수였던 적도 있다. 왜 그랬을까? 지금은 공부하는 것이 좋은데, 그때는 공부보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학교 다닐 때 공부하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특히, 전문직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와~! 저런 직업이 있었다고?'하면서 신기했다.
나는 머리보다 몸으로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마도 이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었던 것 같다. 평생 식당을 하신 부모님의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며 나도 자연스럽게 음식을 잘해서 주위에 나눔도 많이 했다.
한때 리폼에 푹 빠져서 버려진 가구를 주워다 다시 못질 망치질을 하고 페인트를 칠해서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기도 했다. 집이 우중충하면 벽지를 사다가 도배를 하기도 했고, 논현동 타일 가게 뒷골목에 가서
버려진 타일을 주워다 베란다에 붙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내 손에서 다시 뭔가를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밤샘을 할 만큼 신나는 일이어서, 어느 날은 하얀색 싱크대에 시트지를 사다가 밤을 새워가며 주방의 변신을 만들기도 했다. 참... 고생을 사서 했던 시절이 있었구먼...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시절에 카테고리를 만들어 만든 것들을 엄청 올리기도 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리폼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것도 몸 고생의 한 종류인 것 같아서 베란다에 잔뜩 쌓인 자재들을
한꺼번에 모두 버리기도 했었다. 몸 고생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춤을 추었다
10년부터였나? 늘 동적인 취미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가만히 앉아서 배우는 취미를 하고 싶었다.
어느 날 공항을 갔는데 항공 티켓을 발권해 주는 직원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영어에 능통하고 예쁜
유니폼을 보니 여기는 어떻게 취직을 하는 거지? 하며 내가 20대에 이런 직업을 왜 몰랐지? 하면서 나도 영어를 잘하고 싶다. 진짜 멋있다.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해 볼까? 뭘 해야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한편으로 몸이 근질 근질 하더니 살을 빼겠다고 집 앞에 있는 재즈댄스 학원을 등록했다.
중학교 때 학교 C.A 시간에 춤을 배우는 수업이 있었는데, 지금의 모습과는 아주 다르게 나는 그때
날씬했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알려 주시는 동작을 아주 잘 따라 했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춤이 어찌나 재밌던지 맨 앞줄에서 춤을 추며 선생님이 콕! 짚어서 칭찬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음... 나는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매주 월, 수, 금 수업을 받으면서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재즈댄스를
배웠다. 몇 달을 춤을 추고 나니 아주 예쁜 몸매가 생겼다. 그 후로 포기하지 않고 했더라면 지금은
뭐가 한 자락하고 있지 않았을까? 큭큭큭!!
다시 춤을 추고 싶다
40대 이후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 못했던 공부를 하고 있자니 머리가 잘 따라오지
않았다. 암기도 힘들고 외운 것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러다 시험기간이 되면 벼락공부로 집중해서
시험을 치면서 몸이 아직은 몸부림을 치는구나... 나는 머리가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주문
외우면서 지금까지 공부를 하고 있다. 늦은 나이가 어디 있을까? 죽을 때까지 공부는 해야 한다고 한다.
'머뭇거리는 사람은 길을 잃는다
-로마의 철학자 카토-
10년 정도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배웠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몸을 쓰는 취미와
외향적인 성격의 내가 조금 변해 있었다. 최근까지도 자격증을 따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몇 시간이고 앉아서 바느질을 하면 스트레스가 쫙 풀렸다. 그런데 얻은 것은 볼록 나온 뱃살을 선물 받았다. 아이고! 살겠다. 살겠어! 이러다가 호호 할머니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 거린다.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중학교 시절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래! 맞아. 나는 어릴 적에도 기찻길에서 친구들과 춤추고 노래를 했었잖아. 그리고 중학교 때도 춤추는
수업 시간이 정말 재밌었다고, 어른이 되어서도 몇 달이지만 춤을 배우는 것이 신났잖아" 그런데 지금은
내 나이가 몇 년 있음 60살이 되어가는데 괜찮을까? 하는 염려가 살짝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안에서는 동네에 취미반으로 춤을 배우는 곳이 없는지 알아보고 있다. 방송댄스도 좋을
것 같고, 줌바는 좀... 하~~~!
뭐든 움직이는 취미가 필요한 시점이다. 머리를 식혀 줘야 할 것 같다. 헬스를 3년 동안 했었는데 그것도 다시 새해에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2026년 나만의 취미
신나는 26년이 되게 하고 싶다.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얻는 나의 성향을 최대한 살려야겠다.
아마도 아빠와 함께 살면서 내가 너무 얌전한 야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오로지 아빠를 케어하는 시간으로만 살았던 때였다. 사람이 너무 정적인 생활만 하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다. 너무 진지하면 상대가 농담을 해도 받지를 못한다. 좀 답답하게 보이는 나를 보았다. 가끔은 마음을 풀어놓고 신나게 놀 때도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내 모습 바꾸기 프로젝트를 해야겠다. 마침 오늘 동네 동사무소에서 붙인 홍보물에서 하고 싶은 몇 개의 수업을 보았는데, 조금은 고민되지만 전화문의를 했더니 일단 와서 등록신청을 하라고 한다. 기대가 되는 26년이 되자! 움직이는 내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