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지금 내 삶에서 정리하고 싶은 것

두번째 - 정리하는 삶

by 도르가

사람들은 무엇을 정리하고 싶어 할까?

사람들이 인생에서 줄이고 싶어 하는 것들이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물건의 짐: 그때는 필요했다가 막상 잘 쓰지 않게 되는 물건, 많은 짐들로 내일로 미루는 정리

사람과의 관계의 짐 : 나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사람. 내 마음을 함부로 쥐고 흔들려는 사람

감정의 짐 : 내 마음 깊숙이 무의식 속에 있는 상처, 오래된 미움과 원망, 숨겨둔 치부

역할의 짐 : 가족 안에서 너무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자신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압박'


아마도 이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정리하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위에 네 가지가 다 속한다. 우선 물건의 짐은 재작년에 일주일간 짐들을 모두 꺼내어 폐기물 차까지

불러 한번 정리를 싹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워지면 채워지는 놀라운 능력이 내게 있어서 2년이 지난 지금

집을 둘러보면서 '저걸 언제 버리지?'라고 말하는 내가 참 어이가 없다. '사지 말아야지'하면서 자제를 하는데도 내 손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핸드폰 결제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제는 짐을 늘리는 때가 아니라 짐을 줄이는 나이라고 하는데, 새해에는 다시 짐 정리를 한번 해야겠다는 다짐과 계획을 세워본다.

흔히들 말하는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닌데, 대체 무슨 짐들이 이렇게 많은지... 내 책상 앞 서랍들만 보아도 볼펜이 수십 개가 보인다. 다 쓰지도 못할 것을 문구점만 가면 흥분을 하니 문구점을 끊어야겠다.


한꺼번에 짐을 버린다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이 될 수도 있으니 매일 구역을 정해서 버리기를 해야 한다.

물건을 버릴 때 '이 물건이 내 삶에 계속 있어도 되는 물건인가?'생각해 보고 아니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물건을 버린 후 심플한 집, 깨끗한 집을 상상하면 버리는 것이 좀 더 쉬울 것 같다.


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아주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방송국에서 일을 할 때는 수많은 직업군의 사람을섭외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풀어서 글을 쓰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업이었기에, 관계를 잘 해놔야 했다. 여러 사람에게 에너지를 쓴다. 어느새 내 감정은 고갈되어 굉장히 피곤한 체로 집에 가면 정작 가장

중요한 가족들에게 쓸 에너지가 없다. 마음에 에너지가 바닥이 나니 가족들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적이 많이 있었다. 그 후로 사람의 관계 속에 상처도 입고 힘든 시간들을 겪으면서, 많은 인간관계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상대를 도와주었는데 그건 쓸데없는 나의 오지랖일 때가 많았고, 내 감정이 중심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을 살피다 보니 어느 날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하는 지침의 소리가 들렸다.

건강한 관계를 갖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정말 필요한 사람 몇 사람만 있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살 수 있음도 알게 되니 마음이 편했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이다. 남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보다 내가 나를 먼저 인정해 주는 내가 되어야 한다.


감정...

감정은 쉽게 다치기도 한다. 내 감정을 드러냈을 때 전달이 잘되지 않아서 오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상대의 감정도 내가 잘못 해석하는 경우도 있어서 참 어려운 것 같다.

요즘 '프로이트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이 방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감정을 흔들고, 선택을 바꾸며, 사랑과 운명까지 움직이다'라고 하는 방이

무의식이라는 방'이라고 한다. 내 마음은 나도 모른다는 말을 우리는 흔히 말한다. 나도 가끔 웃으면서

이 말을 할 때가 있는데, 정말 내 마음 나도 모를 때가 많이 있다. 이번 책을 통해 감정에 대한 짐을

많이 덜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역할의 짐

내게도 장녀라는 역할이 있었다. 엄마라는 역할도 있고 아내라는 역할도 있었다.

다 어려웠다. 다 잘하고 싶었지만 다 처음이었다. 알지 못한 것이 많아서 어려웠고 살아보지 못한 것이라서 힘들었다. 4명의 형제가 있으면서도 내 역할이 가장 무거웠던 것 같다. 결국에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던 장녀의 역할로 도망치듯 결혼을 했던 기억이 나를 씁쓸하게 한다. 각자 자신이 해결해야 할 짐들이 있을 것이다.


가벼운 것부터 정리를 해보지만, 너무 무거워서 나 혼자 덜어낼 수 없는 25년도의 짐들도 있다.

급하게 버리지 말고 잘 분류하고 정리해서 26년도에는 좀 더 성장하는 내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회피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배짱도 있어야 하고 잘하다고 뻣뻣하게 고개를 들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누구나 다 괜찮은 사람들이다. 누구나 다 하나쯤은 잘하는 것들이 있다. 나만 잘한다고 할 필요도 없다.

모르면 알려주고 없으면 채워주고 힘들면 같이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짐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전 재정 훈련을 하면서 정말 호되게 훈련을 받았었다. 넉넉한 삶을 나에게 허락한 것은 누리고 사는 것도 있지만, 나에게 두 개가 있는 것은 나누라는 말씀이었다.내 삶이 힘들 때 한때 공황장애가 갑자기 온 적이 있다. 아이들 용돈은 물론이고 집이 넘어갈 뻔한 사건도 있었다. 그때 그 삶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 힘든 시간을 겪었는데, 그때보다는 지금은 그래도 평안한 삶을 살고 있다. 소액의 돈으로 적금을 들고 그 돈이 만기가 되면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 주기도 하니 참 감사한 삶이 되었다. 복잡한 나의 삶을 구석구석 정리를 하면 혼잡함은 서서히 사라지고, 본래의 내 모습,본래의 내가 원했던 삶으로 돌아가는 힘이 정리의 힘인것 같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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