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장소 한 곳

세번째 이야기 - 10월의 어느 멋진 날

by 도르가

마음이 편한 공간.....

나에게 가장 마음이 편한 공간은 차 안이다. 20대

면허를 땄었다. 그리고 20대 초반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 차를 마련하였고, 나의 장롱면허는 아이를 낳음과 동시에 운전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차는 경차이다. 티코부터 마티즈, 레이까지 중, 소형차도 몇 번 바꿔봤지만, 내가 가장 편하게 운전하는 차는 경차였다. 경차가 그냥 좋다. 포근하고 실용적이고 공간이 좁아도 어찌어찌하면 주차가 다 가능하다.

아빠를 모신 후에는 잠시 차가 없어서 BMW로 4년을 다녔다. BMW?로 다녔다는 말이 놀랍지요?
B는 버스, M은 지하철, W는 걷기랍니다. 사업으로 집이 어려워지니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차를

파는 것이었다. 나의 애마였던 빨간색 마티즈를 파는 날은 참 마음이 아팠다. 차 없이 어디를 다닌다는 것이 처음엔 힘들고 어려웠는데, 나름 또 장점이 많아서 좋았다. 그 후로 4년을 BMW와 함께 했다. 차를 다시 타게 된 때는 마산에 계신 아버지를 모시게 되면서, 아빠가 딸내미 힘들다고 차를 한대 사주신다고
하셔서 중고시장에 가서 하얀색 경차인 레이를 구입했다.아빠의 전용기사가 되었다. 나는...


뒷좌석이 넓고 높이도 높아서 아빠가 타기에는 딱 좋은 사이즈의 차였고 뒷문도 스르륵 옆으로 문을
열 수 있어서 탈 때는 다리를 높이 들지 않고 쉽게 차를 탈 수 있었다. 지금의 경차 레이는 나에게
그리움과 추억이 많이 담겨 있는 차여서 운전을 하는 내내 행복한 마음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마음이 힘들 때도 이 녀석과 다녔고, 기쁜 일이 있어도 이 녀석과 다녔다. 출. 퇴근길에 나의 친구가 되어서 차 안에서는 소리를 질러도 되고,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도 있다. 출근길 화장이 덜되면 빨간불로 멈춰
있을 땐 화장을 후다닥 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 진다.

화가 날 때는 어디 가서 못 지르는 소리와 욕을 차 안에서 시원하게 내뱉어 버린다. 기도가 간절할 때는 일부러 차 안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기도 하고 편지를 쓰기도 하고, 비 오는 날에 창으로 흘러내리는 비를 보면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본넷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것도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몇 달 전만 해도 해가 쨍쨍한 무더위였는데, 어느새 가을이 되어 모든 나무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오늘도 교회 가는 길에 아파트에서 우회전을 하면 큰 대로가 나온다. 우회전을 하면 내 눈앞에는 총천연색의 화려한 단풍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하늘과 함께...

운전하기 좋은 날이다. 요즘..
사랑하는 레이를 타고 어디를 자꾸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주변에 인천공항이 있어서 인천대교를 건너서 을왕리를 한 바퀴 돌아볼까? 집 근처에 오이도 빨간 등대를 보며 훨훨 날아다니는 갈매기를 보면서 시화방조제를 건너볼까? 시화방조제를 운전할 때면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배들과 뭐라도 잡아보려는 낚시꾼들을 지나면 20년 넘게 다닌 맛있는 칼국수 집이 있다. 나는 이 집을 갈 때면 시화방조제 끝자락에서 전화를 한다. 우리 가족이 먹는 취향을 이야기하고 예약을 하면 도착과 동시에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는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기도 한다. 혼자서 여기저기를 잘 다니는 나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목표를
다시 정해서 작은 여행을 해보려고 한다. 하루이든 이틀이든, 집과 조금 떨어진 곳으로 훌쩍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요즘 인스타에 보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풍경이 좋은 곳, 맛있는 빵집, 작은 도서관등 수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다. 눈으로만 보며 "가고 싶다"고만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남은 11월과 12월 그리고 내년 26년도에는 자주 소풍을 가야겠다. 글을 쓰는 글쟁이(나는 글쟁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미쳐있다는 것)이가 되고 싶다. 좋은 글, 사람의 마음에 힘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에 나만의 재산을 쌓아놓고 싶다. 여기저기 운전을 하다 보면 내가 볼 수 없었고, 생각할 수 없는
많은 생각과 글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 그럼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해볼까?
아끼고 사랑하는 차를 타고 가까운 곳이든 어디든 떠나볼까? 차가 나를 위로해 주었듯이 위로받았던
나의 마음에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피곤도 하겠지..
그래도 좋다! 고명환 작가의 책에 보면 이런 글이 있었다.


"남이 시키는 일을 해서 생긴 피로가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든 피로.

힘은 드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피로의

정체는 바로 '자발적 피로'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 중-



오랜 시간 운전을 하면 몸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나는 자발적 피로를 즐긴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갈 때도 나는 내가 운전하면서 가는 것을 좋아한다. 운전대를 잡고 목적지를 향해서 운전을 할 때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일 때도 있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사연이나 음악을 들으면서 흥얼거리는 내 모습도 좋다. 차 안은 나의 마음을 키워주는 좋은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운전을 했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글을 썼다"

#21일 챌린지 # 브런치작가도전하기 # 3일 차

# 좋아하는 장소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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