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음이 다칠 때
내 마음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분명 다쳤는데도 다친 줄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몸은 알고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 때문에 다쳤는지 몸은 기억을 하고 있다.
괜찮다 생각했던 날들 속에 이유 없이 어깨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무 이유 없이 숨이 막힌다.
이유 없는 통증이라 생각했다. 창문을 열고 숨을 크게 들이쉬며 한숨 자면 나으려나 하며 몸을 뉘어 보기도 했다. 이유 없는 통증은 없었다. 꾹꾹 눌러 두었던 감정들이 몸을 통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나를 알아 달라는 아우성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상처는 피할 수 없다. 아는 것과 견디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관계 속에서 다친 마음을 회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대가 사과해 주거나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일 수 있다. 기다림은 또 다른 상처가 되기도 한다.
다친 상처와 감정은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한다 해도 내가 나를 외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치유될
수 있다. 마음을 다친 채로 아무 일 없는 척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쓰게 된다. 그 에너지가 고갈 되면 나의 삶 전체가 무기력함 속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정도는 참아야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하지만 그 말들은 이미 다친 마음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참는 다는 건 강한 게 아니라 누르는 마음이 익숙해진 것이다. 익숙해진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린다.
무기력함 속에 빠지기 전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해야 할 말을 정리하고, 정리한 말에 대한 책임과 선택을 해야 한다.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것 또한 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누굴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내 몸의 아우성을 토닥이며 잘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치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무거운 돌을 눌러 놓은 돌을 하나씩 걷어내려면 내 마음의 상태를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