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는 삶에 대하여 -1

잘 사는 것과 잘 살아내는 것 사이에서

by 도르가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오늘

오늘 아침 글 쓰는 사람들 코칭 작가와 전화 통화를 했다.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코칭 작가는 이번 주에

몰타에서 한 달 살이를 하러 잠시 한국을 떠난다. 내 마음속에는 부러움이 올라왔다. 아, 나도 한 달 살이

하고 싶다. 그런데 시간도 여유도 없는 내 모습을 보니 그저 내뱉은 부러움으로 마음을 감추었다.

코칭 작가와 전화 통화가 끝나고 나에 대해 잠시 생각을 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집, 좋은 차, 값비싼 옷과 가방, 해마다 몇 번씩 떠나는 해외여행.

그 장면들은 마치 삶의 성적표처럼 사람들 앞에 점수가 매겨진다. 누군가는 지금도 그 삶을 누리고 있고

누군가는 그 삶을 보여주며 살아간다.

나는 그 기준에서 한참 비켜서 있는 사람이었다. 누리는 삶이 싫어서도 아니고, 가질 수 없어서 외면한

것도 아니다. 그저 오래전부터 그런 삶의 방식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 같았다.

나는 내 자리에서 하루를 평온하게 살아내면서 만족하고 감사했다. 가족을 돌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 코칭 작가와의 통화 후 오십 중반이 된 나의 모습에 문득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나는 뭐 했지?" 후회하는 말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왔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왜 누리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을 좀 아릿하게 만들었다. 나는 나의 삶을 얼마나 허락하며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이 나를 불러 세웠다.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듯한 삶

여행을 가고, 좋은 것을 먹고, 비싼 옷을 입고, 값비싼 물건을 소유하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행복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그 행복이 항상 좋고 즐거운 일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 순간의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내 삶의 중심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나는 크게 누리는 삶보다 조용히 안정된 하루를 반복하는 평범한 일상의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즐기는 법을 잘 몰랐다. 지금까지 놀아보지 않았고, 나를 위해 시간을 쓰는 일에 늘

서툴렀다. 즐긴다는 말이 막연하고 누린다는 표현은 나와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 좀 깊이 생각을 하면서 그건 돈이 없고, 시간이 없는 문제가 아니라 나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지금은 아니야'라고 말하며 나의 기쁨을 뒤로 미뤄온 것이다. 작고 소소한 여행을 작년부터 버킷리스트처럼 하나씩 해보고는 있다. SNS에서 소개하는 책방, 작은 미술관,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를 가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언젠가 나도 몰타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도 평온한 하루에 감사를 쓴다.

프롬은 인간의 행복이 소유에 있을 때 불안해지고, 존재에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고 말한다. 누리는 삶은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 -

#누리는삶 #소소한행복 #오늘평안 #행복을찾아서 #나도여행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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