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일곱번째 이야기

by 도르가


글을 쓰는 시간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인 것 같다.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일이 빈번하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저 두서없는 글을 쓰기도 하고, 문득 떠오르는 글귀들이 생각나면 작은 메모장이나 핸드폰에 기록을 해두는데, 기록해둔 것들을 어느 날 찾아서 정리를 하는 것이 아직도 많이 미흡하다. 도대체 어디에 무슨 글들이 있는지. 찾을 수 없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하니... ㅎㅎ 부족한 것이 많아서 포기를 했던 지난 시간들이 있었다. 글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오해를 받기도하였다. 누구한테 쓰는 편지냐는 물음에 나는 글쓰기를 어느 날부터 멈출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내 머릿속엔 수많은 글들이 나를 찾아왔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잡아놓고 물어보기도 했다.'그건 무슨 뜻이니? '그럼 또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무엇을 뜻하는지 알려주곤 한다. 책을 내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오랜 시간 나를 따라다녔다. 내 안에 작은 씨앗이 심어진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싹을 틔우고 있었다는 것을 어느 날 알게 된 후로는 십수 년 전 내 블로그에는 "글 짓고 밥 짓는 도르가"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길을 만드는 도르가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블로그가 있다. 세상에는 훌륭한 작가분들이 많기에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마치 다람쥐가 도토리를 물고와 툭! 하고 글을 내 마음에 던져 주고 갔었는데 나는 그것마저도 덤덤하게 외면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상처를 보듬어 주는 시간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정신이 없는 집이었다. 부모님은 장사하시느라 바쁘셨고, 나는 사형제가 있는데, 어떻게 컸는지 지금도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작은 단칸방에서 형제 네 명이 모여 잠을 자고 번번한 책상 하나 없어서 식당에서 숙제를 하고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의 잦은 음주로 부모님의 싸우는 소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밤을 괴롭혔었다. 왜 그리 싸우는지, 도대체 자식들은 생각하고 싸우는지,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불행한 아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돌봄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은 행복보다는 어두움의 그림자가 항상 나를 따라다녔었다. 그때부터 어쩌면 나는 글을 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에 뭐가 잔뜩 들어있어서 답답했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면 장문의 편지를 쓰는 아이였다. 아직도 나는 내 안에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가 몇 개 있다.그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슬픈 것일까? 어른이 된 지금도 때때로 혼자 있을 때면 잠깐의 우울이 나를 찾아오곤 한다.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이제는 그 슬픔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니

내가 사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화랑유원지'가 있다. 나는 이곳을 참 좋아한다. 사시사철 풍경을 볼 수 있고 마음이 답답할 때면 혼자 걷기를 잘 하는 곳이다. 또 누군가 열심히 걷고 뛰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유원지 안에 있는 '경기미술관' 한자리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바깥 풍경은 아름다운 가을이다. 대한민국의 가을은 자랑할만 한 것 같다. 뉴욕에 있는 센트럴파크공원도 부럽지가 않다고나 할까? ㅎㅎ (나는 아직 미국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는 미국 여행하기..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내 성격은 아주 명랑하지도 않지만, 한편으로는 진지한 성격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농담을 잘 할 줄 몰라서 때론 그런 내가 참 답답할 때가 있다. 가끔은 농담도 하며 웃어 넘길 일들을 나 혼자 진지해서 오해하는 경우도 있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관계를 끊어버릴 때도 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대신 살아보는 글을 쓰고 싶다. 나도 내 인생이 처음이기에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할 때도있다. 사람들의 마음에 힘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서 내 나름대로 정해놓은 패턴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자연이 나에게 말해주고 보여주는 소리와 냄새가 있다. 사계절이 나에게 주는 선물을 나는 좋아한다. 오늘처럼 운전을 하고 가다가 노랗게 빨갛게 물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를 보면 운전을 하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풍경을 찍는다. 지나치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면 무조건 차를 세운다.

눈으로 본 풍경들은 내 마음에 오롯이 새겨져 나의 친구가 되어 준다. 그리고 그것들은 나의 글감이 되어

따뜻한 글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둘째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면 누군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카톡에 들어가서 글을 남긴다.

그 사람을 생각할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적어 주면 냐의

글을 보는 사람은 힘을 얻었다는 답을 준다. 그때 그 마음과 나의 생각을 잊지 않고 새겨 놓는다.

셋째 나는 푸르른 소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잊지 않는 소나무는 늘 언제나

그 자리에 항상 있다. 사람이 베지 않는다면... 한자리에 있는 사람. 늘 변함없는 사람.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의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예전 일이 생각난다. 동대문 남대문 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온다. 볼거리 먹거리가 많아서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람이 많은 만큼 사람들 안에 사연들도 오만가지 수천 가지가 있겠지?라는 생각을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육교 한가운데에서 오고 가는 수많은 차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쓰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을 나는 믿고 있다.



나의 은둔의 장소


나에게 집중하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몰입의 시간을 만끽한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몰입하는 동안

잠시나마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나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 신기율 -


글을 쓰는 것은 은둔의 시간이다.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을 해보고 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늘 불행하지만은 않았을 텐데, 내가 오해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만나기도 하고 행복했던 시절을 만나기도 한다. 글은 나를 회복시켜 준다고 생각한다. 해결하지 못한 시간의 아픔을 만나서 건강한 내가 되고 싶다. 내 안에 있는 성인아이를 만나는 시간을 통해 나의 글쓰기는 성숙되어가고 점점 더 좋은 글을 쓰는 내가 될 것 같다. 글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무슨 글이든 계속 쓰다 보면 걸러지기도 할 것이고 보태지기도 할 것이다.


아름다운 글,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는 글, 명쾌하고 행복한 글을 계속 쓰고 싶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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