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이야기
나는 잘하는 게 뭘까?
나는 잘하는 게 뭐지? 내가 특별하게 잘하는 분야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몇 가지가 있기는 하다. 그런데 나는 젊은 시절에 무엇을 배운다거나 특별한 취미를 갖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그때를 생각하면 아쉬움과 후회가 마음에 남아있다. 회사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나서야 무언가 남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마저도 생각으로만 머물다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시간만 보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릴 땐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곳에서 하는 세미나를 다녔고, 미술치료사 과정을 공부하기도 했었다. 내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고 싶다는 욕심은 아니었다. 잘하는 녀석은 그냥 두고 키워도 잘한다는 생각이 있던 터라 평범하더라도 인간성이 있는 그런 아이들이 되길 원했고, 성인이 된 지금 두 녀석들은 특별한 말썽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에 대한 감사가 항상 있다. 고마운 아이들... 잘 커주어 고맙다.
언제 그렇게 컸는지 두 녀석들을 만나면 '아이고!
언제 이렇게 컸누.. 잘 커주어 고맙고 감사하다'하며 녀석들의 궁둥이를 퉁퉁 두드려 준다. 그러고 보니
나는 아이들에게 큰 잔소리 없이 잘 키운 것 같다.
이 또한 잘한 것이 아닐까?
우리 엄마, 아빠
그러고 보면 내 어린 시절에 부모님은 우리 형제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으셨다. 장사를 하셔서 바쁜 것도 있었지만 매를 들거나 크게 혼난 기억이 별로 없다. 항상 우리 부모님은 없는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셨다. 식당을 하고 있으니 그때 당시엔 거리에 넝마주의들이 많아서 수시로 밥을 타러 오는 이들이 많았었다.
하루는 12월 31일이었는데 밤인지 낮인지 가물거리는데 그날 우리 집 문을 열고 거지 아저씨가 '밥 좀 주세요'하는 말에 엄마는 들어와서 앉으라고 하면서 뜨근한 밥을 차려 준 기억이 난다.
우리 부모님은 항상 그랬다. 말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지 않고 몸소 실천하시면서 우리 형제들을 가르치셨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주변에 힘든 분들이 있으면 반찬을 해서 갖다 준다든지 재봉틀로 뭘 만들어서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해마다 김장 때가 오면 넉넉히 김장을 해서 여기저기 나눈 지가 꽤 된 것 같다. 올해도 절임배추를 넉넉히 주문해놓았다. 보내야 할 곳이 생각나면 기쁜 마음으로 보내야겠다. 부모님의 넉넉한 마음을 닮았다는 것은 나에게 큰 재산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사계절 사진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인물사진보다는 자연의 풍경과 특히 하늘 사진을 찍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20년 전 엄마는 위암으로 아주 젊은 나이인 60살에 하늘로 올라가셨다. 엄마는 암 진단을 받으시고 마산에서 밤기차를 타고 우리집에 오셨다. 믿겨지지 않은 진단으로 다시 서울 큰 병원에서 진단 받고 싶어 하셨다. 암이였다. 엄마의 간병이 시작되었고,1년 조금 넘게 엄마를 간병했다. 엄마와의 이야기도 나에겐
아픔이자 눈물의 이야기가 많이 있다. 보고 싶어요. 엄마! 평생 장사하시면서 고생하신 엄마는 좋은 시절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너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늘 내 마음에 태양 같은 존재였던 엄마는 그렇게 내 곁을 떠나셨다. 그 후로 나는 하늘을 보면서 오랜 시간 엄마를 그리워하며 울었었다.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을 보면 엄마가 구름 뒤에서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하늘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그 후로 나는 카메라이든 핸드폰이든 사진을 수시로 찍는다. 내 폰에는 몇천 장의 풍경 사진이 들어있다.핸드폰을 바꿀 때면 직원분들이 깜짝 놀라곤 한다. '고객님! 무슨 사진이 이렇게 많아요. 옮기려면 하루 종일 걸려요.미리 노트북 같은 곳에 수시로 옮겨놓으세요' 핸드폰을 바꿀 때마다 듣는 소리라 그러려니 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풍경을 찍었다.
자연의 풍경 사진은 매일 글을 덧입혀 몇천 명이 있는 방마다 옮겨진다. 누군가의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담아서 여러 카톡 방과 밴드로 옮겨진다. 나는 믿고 있는 게 있다. 자연의 풍경이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치유된다고 생각한다. 음악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빨간 단풍의 아름다움과 노란 황금빛 은행나무를 보며사진을 찍었다.
손바느질과 재봉틀
몇 년 전에 나는 퀼트를 배웠었다.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정말 편해진다. 작은 소품부터 가방과 옷까지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행복하다.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은 나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정성을 담아서 소품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 동생이 40년 된 재봉틀을 준 적이 있다.
늘 손바느질만 해온 터라 재봉틀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유튜브를 보면서 하나 둘 따라 하다 보니 아주 편리하고 빨리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을 알게 된 후로는 바느질과 재봉틀을 반반씩 섞어 가면서 소품을 만들고 있다. 내가 만든 소품은 아마도 1000개가 넘는 것 같다. 미리 다양하게 몇 가지 종류를 만들고 나의 보물창고에 쌓아 두면서 꼭 필요한 곳 누군가의 생일에 선물을 하거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싶은 누군가에게도 선물을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만들면서 팔아서 경제적인 도움이 되게 하고도 싶었는데 나의 목적은 사람의 마음에 감동이 나에게는 더 큰 기쁨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몇십 개의 가을 스카프를 만들었다. 건네받을 이들의 미소를 생각하면서 정성을 가득 담았다.
정성만큼 귀한 것 없지!
나는 사람의 정성을 귀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있어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끔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배워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고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미리 젊을 때 해둘 껄 껄껄하며 가끔 지난 시간을 후회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뭐~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니니까 하면서 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 싶다. 늘 나에게 누군가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게 내 얼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잘 살았다.
참! 아들 녀석의 기분 좋은 소식에 감사의 눈물도 흘린 좋은 날! 행복한 날! 최고의 날이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마음 출구가 있다.
어떤 일을 했을때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가 치유될 수 있는지를 알려면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신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