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는 나의 글에 어떤 느낌을 받으면 좋을까?

아홉번째 이야기

by 도르가

하나 둘 셋 홧팅 홧팅 홧팅!

딸 녀석은 서울에서 산다. 방송국 피디인지라 항상 바쁘다. 녀석의 소식이 궁금하면 나는 전화를 한다.

이 녀석이 전화를 하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한 달에 한두 번쯤 되려나 주말이면 집에 와서 먹고 자고 푹 쉬다 다시 자신의 일터로 간다. 충전을 한 후엔 또다시 밤새 작업을 해야 하니 집은 이 녀석에게 쉼의 공간이 된다. 집에 와서는 무조건 늦잠을 자게 하고 맛난 음식을 바로바로 만들어서 먹인다.

그것이 이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엄마의 사랑이고 어디를 가서 나 꿀리지 않는 아이로 사랑받기를 바라는 당당함을 나는 먹이고 재우는 사랑으로 표현을 한다. 딸 녀석은 내가 음식을 하면 슬쩍 뒤에 와서 머리를 나에게 콕 박는다. 그러고 한참을 있다가 일어나 하는 소리가 '하나 둘 셋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하고 응원을 해준다.


그 소리가 짠하게도 들리고 녀석의 사회생활이 힘든가 보다 하는 걱정에 나도 함께 소리를 내기도 한다. 쉼의 공간.... 엄마의 자리에 녀석이 항상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


요즘은 먹거리가 정말 넘쳐난다. 못 먹어서 영양실조 걸리는 일은 없다. 너무 많은 음식을 다양하게 많아서 걱정이 될 정도이다.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고 언제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는 밥과 반찬들이 넘쳐난다. 나는 이러한 현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딸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땐 음식을 밀키트처럼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을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떨어져 있어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당당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집밥의 그 따스함이 아이의 마음에 사람으로 자리하길...


우리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나도 대단하고 당신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나의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 쓰는 경우가 많다.

내가 살아온 삶이 모두가 정답은 아니다. 살아온 시간 속에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면서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포기하고 때로는 절망하고 또 때로는 이겨내는 과정을 수없이 겪어왔다. 아마도 이겨내고 성공한 시간보다 늘 자책하며 살아온 시간이 더 많았으리라. 젊은 날에는...


살아온 시간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달아지는 것이 많았다. 바보처럼 자책할 것이 아니었다. 실패하고 실수를 해봐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다. 넘어져 봐야 다음에 다시 넘어지려 했을 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글 속에 녹아지고 나의 글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의 삶과 비대어 볼 때 '그래! 이런 일로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되지 다시 일어나 보자'하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내 딸이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열심히 싸우고 돌아왔을 때 편히 쉴 곳과 따뜻한 음식으로 모든 피로를 풀고 편한 것처럼 나의 글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을 두 팔로 감싸안으면서 '넌 대단해 넌 늘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넌 항상 멋진 사람이야'라는 칭찬을 자신에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태어난 것 자체부터가 대단한 사람이니깐...


누군가의 비상구 되기

힘들면 도망가고 싶은 마음 숨고 싶은 마음이 먼저든다. 잘 살았던 오늘이었는데 어떤 이슈 하나로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기운이 빠져 버린다. 세상에 나 혼자인 양 우울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내 주변이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박수 쳐주고 싶지만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고 배도 아프다. 왜? 나는 아직도 이 모양 이 꼴인 거야? 하며 푸념하고 숨으려 한다. 내가 힘드니 모든 감정이 다 소멸된 것처럼 앞이 깜깜하게만 느껴진다. 때때로 우리 모두에게

보이는 증상들이 아닐까 한다. 나도 한때 겪었던 감정들이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편한 옷을 입고 무조건 밖으로 나간다.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다 보면 머릿속을 꽉 찬 생각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공기를 마시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니 막혀있던 생각들이 정신이 드는것 같다. 걸을 때 유튜브 음악을 듣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을 듣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듯한 말을 듣기도 한다.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네 탓이 아니라고 넌 잘했는데 뭐, 기죽지 마 누구나 다 그렇더라고 모양이 다를 뿐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힘내라'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내 마음속에 작은 용기와 힘이 생겨난다.


요즘은 몇 권의 책을 읽고 있어서 그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있다.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알아가니 '사람이 사는 것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옅은 미소가 나오기도 한다. 책을 쓴 작가들의 글을 보면서 문득 나도 이렇게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난다. 사람에게서도 용기를 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책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어 온 삶의 이야기를 몇 날 며칠 치열하게 써가면서 인고의 시간 속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라서 그 안에 쓰인 수많은 글들은 좋지 않은 글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을 쓰고 싶다.

오늘은 잠실 교보문고에 갔었다. '정원희 작가님'의 출판기념과 더불어 사인회가 있었다. 책방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아직까지 이렇게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초고속 인터넷 세상에서 종이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점점 더 희박해질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작가님의 사인회는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 잘 치러졌고, 뒤풀이까지 함께 하면서 축하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저자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작가님의 책'엄마와 아들의 지구 한 바퀴'를 읽어 보았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여행을 한 이야기하며 정원군이 혼자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엄마가 있는 호텔까지 도착한 이야기에 오~ 참 대단한 아들이네! 똑똑하고 현명하고 담대하고 용감한 아들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책장이 술술 읽히는 책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필독서로 좋은 내용들이 참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베스트셀러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과 소망하며 기도드린다. 나도 좋은 작가로 나의 책을 통하여 인생에 나침판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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