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의경이에게
오래 남는 친구의 의미
국민학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어 있는 시절이 있었다. 5학년, 6학년쯤이었을 것이다.
그때 내 곁에는 늘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박의경, 눈이 똥글했고 짧은 커트 머리에 키는 나와 비슷했다. 무엇보다 그 아이는 늘 똘망 똘망했다. 야무지고, 어딘가 맑고 밝음이 늘 있던 친구다.
우리 집과 가까워서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함께 걸었고, 서로의 집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 친구와 집을 오고 가며 골목에서 놀이를 하고 함께 웃던 시간이
늘 내 마음에 머물러 있다. 그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에 가야 한다고 말하던 날이 아직도 또렷하다.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친구여서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고 했던가... 뭐라고 나에게 말을 해주었는데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친구는 미국으로 떠났다. 어린 마음에도 '이별'이라는 단어가 분명히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편지도, 연락처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 이후로 박 의경이라는 이름은 내 삶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아니 잊힌 줄 알았다.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그 친구의 이름이 문득 떠오른다. 어떤 날은 SNS를 보다가도 무심코 검색창에 '박의경'을 적어 넣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함께한 시간이 짧았음에도 그 친구는 여전히 내 마음 한편에 머물러 있다. 아마도 그 시절의 내가 가장
순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 계산 없이, 아무 조건 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믿던 시절, 박의경이라는
이름은 나를 그 시간에 머무르게 한다. 의경이는 지금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혹은 전혀 다른 이름으로, 또 다른 관계들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겠지?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의경이를 평생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내 마음에
가끔 떠오르는 그리움으로 내 마음에 따뜻하게 자리하고 있다. 언젠가 꼭 만나고 싶은 친구인데
이렇게 마음을 계속 하늘에 띄우면 만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을 띄워본다.
'의경아! 나는 너를 가끔 생각하고 있는데, 너의 기억 속에 내가 있을까?'
꼭 만나고 싶은 내 친구에게 오늘은 나의 마음이 닿기를....
<친구는 세상이 차가울 때 마음을 데워주는 유일한 존재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중에서
<자주 만나지 않아도 삶의 방향을 바로잡아 주는 사람>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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