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물 10

바람 탓으로 돌리는 것

by 괜찮은


앙상한 팔 벌려 허수아비처럼 고정한다


옥상 한가운데 서


익숙한 풍경


잘 익은 해

파란 바람

외딴 구름

어느 새


빨래하기 좋은 날이다


나는 늘 메마른 존재

떠나갈 수 없는 나는

일기 예보에 몸을 맡겨

젖은 무게를 하늘로 날린다


탁탁

털어

척척


가지런히 열을 맞춰 하나 그리고 둘

주렁주렁 매달린 표백된 일상들이

끼리끼리 알아서 제 자리를 찾는다

빛바랜 흔적은 삶의 짠맛


민망하게 붉은 하나

시퍼런 바람에 몸을 맡겨

앙상한 내 팔 잡고 파르르 떨고 있다

바람 탓이다




아래에 두 팔 벌려 서 있는 내가 있습니다




















나는 '건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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