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탓으로 돌리는 것
앙상한 팔 벌려 허수아비처럼 고정한다
옥상 한가운데 서
익숙한 풍경
잘 익은 해
파란 바람
외딴 구름
어느 새
빨래하기 좋은 날이다
나는 늘 메마른 존재
떠나갈 수 없는 나는
일기 예보에 몸을 맡겨
젖은 무게를 하늘로 날린다
탁탁
털어
척척
가지런히 열을 맞춰 하나 그리고 둘
주렁주렁 매달린 표백된 일상들이
끼리끼리 알아서 제 자리를 찾는다
빛바랜 흔적은 삶의 짠맛
민망하게 붉은 하나
시퍼런 바람에 몸을 맡겨
앙상한 내 팔 잡고 파르르 떨고 있다
바람 탓이다
아래에 두 팔 벌려 서 있는 내가 있습니다
나는 '건조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