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g을 받아내는 것
어두운 방 안
척, 척, 척
초침 소리가 공간을 짓밟는다.
뒤통수, 왼쪽귀, 오른쪽귀, 뒤통수, 왼쪽귀, 오른쪽귀, 뒤통수...
식은땀으로 짓이겨진다.
이 밤 나는 5kg의 중력을 받아낸다.
알람이 꺼지고
뒤통수가 천천히 멀어진다.
5, 4, 3... 0kg
돌아본 그의 눈이 움푹하다.
어두운 방 안
착, 착, 착
초침 소리가 공기를 순환한다.
납작한 뒤통수를 통해
하나, 두울, 세엣, 하나, 두울, 세엣, 하나...
고른 숨이 전해진다.
이 밤 나는 5kg의 중력을 받아낸다.
오른쪽 귀를 묻은 그의 시선이 휴대전화의 텍스트를 따른다.
알 수 없는 혼잣말을 하고 발을 구른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두 손으로 나를 쓰다듬는다.
똑바로 자리 잡은 뒤통수가 뽀송하다.
아래 당신이 쓰다듬고 나서야 눈을 감는 내가 있습니다.
나는 '베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