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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서 회사는 몇 퍼센트?

직장인 12년 차 생각

by 추월차선

나는 직장인 12년 차 과장이다

취업 전까지 2년 군생활 말고는 휴학을 한 적도 없고 어학연수도 간 적이 없다. 회사에 취직을 하고 나서 내가 동기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는 것을 알았다(그때 생각해보면 여유가 없었다.)

서브 프라임으로 취업이 힘들었던 시기(지금은 더 힘들지만)에 열심히 노력한 것도 있지만 운이 많이 따라줬던 것 같다.


회사 합격 발표

합격 발표 당일날 아침에 영어 수업이 있었다. 시나 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교수님의 말은 귓가를 스쳐 지나갈 뿐 내 머릿속은 온통 합격 발표 결과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컴퓨터 앞에 앉아 초조하게 발표를 기다렸다. 초조함이 싫어서 컴퓨터 게임을 했다. 신기하게 게임을 하는 와중에도 합격 발표가 신경이 쓰였다. 드디어 발표시각이 되었고 합격 및 축하 메일을 확인했다. 너무 기뻐 부모님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 부모님은 더욱 기뻐하시며 축하를 해주셨다. 회사는 센스 있게 부모님 댁에 꽃다발까지 보내주었다. 살면서 이 순간이 부모님께 가장 큰 효도를 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회사생활 시작

회사에 처음 들어와서 한 달이 넘는 입문 교육을 받았다. 많은 동기들과 선배들이 생기고 회사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리고 더 이상 용돈이 아닌 월급을 받게 된다. 회사에서 뼈를 묻겠다는 패기로 일을 시작했다. 심지어 원룸도 최대한 회사와 가까운 곳을 구했다.


회사생활이 내 삶의 100% 이상 었던 시기

회사의 업무 강도는 예상보다 높았다.

사원, 대리 시절에는 침 8시부터 매일 밤 10시까지 해도 일을 끝내지 못할 정도였다.

나의 시간이라는 것은 없었고 주말이나 휴일도 회사를 나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었다.

쉬는 동안에도 회사의 연락을 받고 일을 했던 경우가 다반사였다. 회사 동료들과 우스갯소리로 '이러다 결혼도 못하는 거 아냐?' 이런 말도 나눈 기억이 있다.





추월차선을 달리는 동료들


7년을 정신없이 보내다 어느덧 과장에 진급을 했고 간부가 되었다. 회사가 돌아가는 전반적인 내용들에 대한 메일들이 나에게도 공유가 기 시작했다.(사원, 대리들에게는 공유를 안 하는 이유를 지금도 잘 모르겠다)

간부가 되더라도 회사는 신입도 안 받은 지가 오래되어서 내가 하던 일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 중에 이직이나 사업, 부동산 투자 등의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회사 업무를 100%의 비중에서 7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 30%로 자기 계발과 자산을 늘리면서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인드의 변화

회사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정형화된 체계와 시스템이 있고 부서별 역할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지만, 내가 조금 더 나서서 일을 한다면, 훨씬 수월하고 회사가 이익이 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는 단순하게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잘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엔지니어로써 내가 조금 더 부지런히 챙겨서 일을 하면 주어진 일정보다 일찍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면 제품 출시도 빨라질 수 있다. 그리고 나의 노력에 따라 제품의 완성도도 더 좋아질 수 있다.

회사의 손익 나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했었다.


그렇게 하면 좋은 점이 두 가지가 있다

1.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짐(규모가 크진 않지만)

2. 나 스스로 뿌듯함

3. 남들에게 인정 받음


하지만 회사 생활 역시 만만치가 않다.

조금 잘 알고 일을 잘한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일을 부탁하고 맡긴다. 그럴수록 나만 일에 파묻혀 남들 집에 갈 때 남아서 일을 하게 된다. 고스란히 피해는 우리 가족들이 본다. 집에서 내가 퇴근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유치원생 우리 아들과 와이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조금만 더 하면 회사가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믿고 일을 해왔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내가 도와줬던 어떤 일에서 문제가 생겼다. 사실문제의 정확한 원인도 몰랐다. 나는 전문분야가 아니었음에도 끝까지 책임감으로 맡아서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 부서들이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답이 나오지 않자 옆에서 격려해주던 부서 사람들이 도움은커녕 나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것이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지 않은가

내가 노력을 한 들, 회사가 알아주는 것은 당연히 없거니와 혹여라도 실수가 생긴다면 득달같이 따져들 수도 있겠다는 회의감을 느꼈다.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지금부터 12년 차 직장인이 생각하는 회사생활의 단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기업체이지 인격이 있는 무엇인가가 아니다. 직원들이 그만두지 않을 정도의 급여를 책정해서 다른 것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른 곳에 가거나 스스로 사업을 하더라도 현재 받는 급여 수준으로 벌기는 매우 어렵다. 대기업일수록 업무의 분야가 한정되어있어서 다른 직장이나 개인 사업을 할 때 활용하는 것이 제한적이다.

직장상사의 눈 밖에 벗어나면 언제든지 회사에서 쫓겨날 수 있다. 물론 대놓고 해고를 시키지는 않는다. 자진해서 나갈 수 있도록 위기를 조성한다.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삶에서 회사생활의 비중을 낮추자

너무 열심히도 대충도 아닌 중간 정도 하는 것이다. 주변 동료 중에 그런 사람들이 이미 있을 것이다. 비슷하게 따라 하면서 불필요한 업무 비중을 낮추는 연습을 해보. 물론 단순 월급루팡이나 잉여인간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은 반드시 기한 내에 끝내고 눈치 보는 야근이 아닌 정시 퇴근으로 자기 시간을 최대한 만들자. 물론 휴식시간을 늘리는 의미도 있지만 이렇게 만든 시간들이 바로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물론 직장 생활이 너무 잘 맞고 상사한테 인정받으며 초고속 승진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외다. 그런 사람들은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다.

동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굳이 일을 더 하면서 내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상사가 시킨 일들은 당연히 챙겨서 해야 한다) 른 사람들이 부탁하는 일에 대해 들어보면 사연 없는 것들이 없다. 그래서 업무 부탁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해야 할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하고는 거절하자. 그리고 더욱 잘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적임자를 알려주자. 처음에는 어렵지만 하다 보면 사람들이 빠르게 적응이 돼서 내가 아니라도 잘 돌아가는 체계가 만들어진다.


퇴직 이후를 생각하자.

평생직장은 당연히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장인 대부분이 퇴직하면 생각하는 일은 치킨집이었다. 지금은 그런 것들도 경쟁이 치열해서 녹록지 않다.

가족 없이 혼자 벌어먹고 산다고 가정해보자. 사업을 하든 돈이 좀 적어도 하고 싶은 직장으로 옮기는 것에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라면? 나 혼자만의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답답하고 막막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없이 고민하고 비를 해야 한다. 언제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자

회사생활 비중을 낮춰서 생긴 30%를 헛되게 쓰면 안 된다. 우선 하기와 같은 곳에 10%씩


첫 번째는 독서이다.

지금 순간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점을 자주 가서 보자. 소설책도 좋지만 부자들이나 사업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1~2만 원으로 엿볼 수 있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추후에 하고 싶은 사업이나 분야에 대한 전문 서적들도 많이 있다. 월급에서 책 한 권 정도는 자기에게 쓰는 투자라고 생각하고 사서 읽어보자.


두 번째는 운동이다.

갑자기 운동이 무슨 말인가?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그건 운동을 제대로 안 해봐서 그렇다. 운동을 시작해서 매일 해보자.

사람이 부지런해지면서 시간 활용도 잘하게 된다.

운동을 하면 쓰지 않던 근육들을 쓰면서 뇌에도 신선한 자극을 준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이 더 생기게 된다.


세 번째는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이다

회사에서 갑자기 부서를 옮겨지거나 하던 업무가 바뀌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익숙함이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고 있는 일이 싫증 나고 짜증도 나겠지만 그래도 익숙함이 낫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다. 집에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익숙한 휴식, 자기만의 시간 이것들은 리플래쉬를 위해서라도 포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도전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괜찮다. 작년까지 나는 영상편집에 재미를 느껴 유튜브를 보면서 배우고 공부를 했다. 가족 여행 영상에 배경 음악을 삽입하고 효과를 넣으면서 한 편의 뮤직비디오가 된다. 내가 좋아했기 때문에 배운 것이고 나중에 또 쓸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리하며

12년의 직장생활은 나에게 가정과 재산을 이룰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곳이다. 대신 나는 젊음을 쏟아부었다. 시간이라는 것은 이루 말할 것 없이 소중하고 무한한 자산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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