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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May 14. 2024

왜 글을 써야 하나요?

'글쓰기가 대세'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중요한 건 알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3년 전까지,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들기는커녕,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나만의 '서사'를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합니다. 경험한 것을 영상이나 말로 기록해도 되지만, 글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적다 보면 조금 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남기는 것만으로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간단한 메모, 일기, 에세이 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기록하여 나만의 '서사'를 쌓아가는 첫걸음을 내디뎌보면 어떨까요.


두 번째, 자녀교육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 내내 글쓰기가 싫었습니다. 기승전결은 물론이고, 육하원칙에 맞게 쓰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하며 얻는 이점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자신의 생각을 짜임새 있게 적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이의 글을 보면, 잘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보입니다. 조금만 수정해도 글이 깔끔해집니다. 제가 봐줄 수 있으니 굳이 독후 활동을 하는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더라고요. 중고등학생이 되어, 혹시라도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소서를 첨삭해 주는 학원보다 제가 더 잘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세 번째, 비즈니스를 위해서입니다. 물건을 팔아도, 강의를 해도, 사람을 만나도 '서사'가 있느냐 없느냐가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합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유기농 빵을 사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검색만 해도 살 수 있는 곳이 꽤 있습니다. 빵이 진열되어 있는 가게를 가기보단, 건강한 식재료를 공수하고, 빵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고, 기존 고객들의 후기가 있는 곳을 우선순위에 둘 것 같습니다. 제품에 대한 글이지만,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도구가 됩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주인장의 서사까지 담겨있다면 고객의 감성과 감정까지도 터치하지 않을까요.

네 번째, 비판적 사고와 분석을 위해서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표현하여 상대방을 설득할 때 글쓰기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사실과 감정이 뒤섞인 글, 맥락이 엉망인 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이 있을 때, 어느 것이 눈에 더 잘 들어올까요? 주장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것을 얼마나 잘 담아내는 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강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필요한 순간, 할 수 있는 것에 제약이 있을뿐더러, 이조차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쓰고, 읽기를 하며 비판적 사고를 키워갔으면 합니다.

이런 많은 이유들이 있어도, 회의적인 의견이 다소 있습니다. 

Chat GPT가 나왔을 때 유독 그러했습니다. 앞으로 AI가 써줄 텐데, 굳이 왜 써야 하냐고요. 

AI가 글을 써 줄 수 있습니다. 입력만 해도 원하는 정보를 찾고, 생각을 정리해 주고, 아이디어도 제시해 줍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온 경험이나 생각까지는 읽어줄 수 없습니다. Chat GPT는 쓰기를 위한 도구는 될 수 있지만, 완전한 '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한 가지라도 해당하는 게 있거나 마음이 움직인다면 더는 미루지 말고 메모든, 짧은 문장이든, 일기든 '쓰면서' 고민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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