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의 아침은 언제나 불안하다. 오래된 부정적인 기억들이 깨어나 나의 불안을 먹어치우며 악몽으로 거대화되는 느낌이다. 그 느낌을 가라앉히려 커피 한잔을 먹는다. 하지만 강력한 카페인 성분으로 인해 도리어 가슴만 두방망이질 칠 뿐이다.
마음이 불안해질 때에는 오히려 바깥공기를 마시며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리를 부지런히 놀리다 보면 불안을 처리하기 위해 머리에 모여 있던 혈액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느낌이다. 더불어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기운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다.
그런 다음 불안함의 원인을 들여다본다.대부분의 불안은 아직 생기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에서 비롯된다.
아내나 아이들이 아프면 어쩌지?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지?
전쟁이 일어나면 어쩌지?
직장에서 잘리면 어쩌지?
아침에 나올 때 가스밸브는 잠갔나?
한번 시작된 불안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정말 사소한 것에까지 불안의 촉수를 뻗친다.
하지만 한번 다시 생각해 보자.
저 모든 불안들이 실제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불안해할 여유 따위가 있을까? 어쩌면 불안해한다는 것은 아직내게 어느 정도 생각할 여유가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만약 그러하다면 역으로 한발 더 나아가 불안의 대상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음에 대해 감사하기까지는 할 수 없는 걸까?
불안이 일어났을 때 거기에 바로 끌려가지 않고 그 멈춘 자리에서 아직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감사할 수 있다면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내나 아이들이 아프지 않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부모님이 아직 건강하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직장에서 안 잘리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아침에 나올 때 가스밸브를 잠갔는지 안 잠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사고가 일어난 건 없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아마도 불안으로 인한 부정적인 에너지 대신에 감사로인한 긍정적인 기운을 우리의 마음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자신의 마음의 상태에 괸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불안의 그림자가 감당 못할 만큼 커지기 전에발견해야 작은 힘을사용하고도 감사의 느낌으로 바꿀 수 있는 까닭이다.또한 몸을 관찰하는 일 또한 도움이 된다. 보통 불안의 감정은 배아픔이나 두근거림 같은 신체 반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그 두려움은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
나는 이를 바꿔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만일 이 불안을 감사함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 불안은 백배, 천배, 큰 감사함으로 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