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공항
고마워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결국 아파트 주인에게서 도시세 거스름돈은 받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다. 3유로도 안 되는 돈이었지만 한 푼이 아쉬운 주머니 사정인지라 살짝 짜증이 났다. 숙박 후기에라도 올릴까 하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단순히 그냥 잊은 건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바르셀로나 공항까지 가는 방법에는 공항버스를 타는 방법과 시내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었다. 이 아파트를 고른 주된 이유는 아파트 앞 정류소에 공항버스가 정차한다는 것이었는데 요 며칠 아무리 찾아봐도 정류소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공항에서 오는 길에만 정차하고 갈 때는 다른 곳에서 승차해야 하는 것이었다. 공항버스 노선은 올 때와 갈 때가 달랐던 것이었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비싸게 예약한 아파트였는데 괜히 돈만 날린 것 같아 속이 쓰렸다. 도시세 잔돈을 못 받은 사실도 다시 떠오르며 짜증을 더했다.
하는 수 없이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서 지하철을 타러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에스파냐 광장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46번 시내버스를 갈아타는 방법이었다. 혹시라도 비행기 출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까 봐 불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공항버스에 비해 10유로 정도 절약된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기로 했다.
계획대로 지하철을 타고 에스파냐 광장에 내려 46번 버스를 탔다. 공항으로 가는 승객들이 많아 트렁크를 움직이는 것이 힘들었다. 40분 정도를 달려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다.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를 타기 위해서는 2 터미널에 내려야 했다. 짐 하나하나에 요금을 매기는 걸로 악명 높은 라이언에어였기에 나는 미리 수하물 요금을 별도로 지불했다.
우리는 짐을 모두 맡긴 채 홀가분한 몸으로 비행기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우리 뒤로 수하물 요금을 계산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전쟁 피난 행렬처럼 배낭과 트렁크를 짊어진 채 수속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비행기 탑승구 옆에 마련된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몬 주익 언덕에서 미끄럼틀을 타던 녀석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들은 이번 유럽여행에서 유난히 놀이터를 사랑했다. 그네나 미끄럼틀이 보이면 절대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해서 같이 놀아주기도 했는데 당장 목적지를 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짜증이 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미끄럼틀을 타며 티 없이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한두 군데 관광 덜 하는 것쯤은 금세 아무 일도 아니게 되었다. 덕분에 가끔 일정이 반 토막 나기도 했지만, 결국 아이들이 행복하면 그걸로 된 거였다. 한 달가량 머물던 스페인을 떠나려고 하니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뒤엉켰다.
‘다시 올 수 있을까?’
‘마드리드 왕궁은 꼭 보고 오는 건데 너무 아쉽네.’
‘다음에는 아내도 같이 오면 좋을 텐데.’
‘내친김에 포르투갈과 모로코도 갔어야 했어.’
‘근데 그 아줌마는 도대체 왜 잔돈을 안 준거야?’
좌충우돌했던 스페인에서의 일정은 그렇게 사소한 생각들로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도시세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도시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여러 가지 비용 이를 테면 환경보전비용과 치안유지비 같은 것을 세금의 형태로 부과하는 비용이다. 통상 성인에게만 부과하고 숙소에서 요금을 계산하면서 일괄 지불한다.
파리: 보통 3성급 호텔 이상에서만 받는데 급이 높아질수록 많이 내게 된다.
바르셀로나: 최대 7일까지 받는다. 아파트는 5성급 호텔과 동일하게 세금 포함 2.5유로 정도 된다. 그 외 급이 낮은 호텔이나 숙소는 1.3유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로마: 로마는 도시세가 유독 비싼데 우리가 묵었던 호스텔과 같은 1~2등급의 호텔은 3유로를 내고 급에 따라 계속 올라간다. 5성급은 10유로고 최대 10일까지 받는다.
브뤼셀: 로마에 버금갈 정도로 도시세가 비싸다. 호스텔의 경우 도시세 4유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