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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평상 Mar 21. 2023

대댓글을 대신하여


작은 소식이라도 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며칠 동안 좀처럼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글을 쓰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원래는 댓글을 닫고 발행하려고 했습니다. 아무리 미흡한 저의 글이라도 분명 작가님들이 댓글을 달아주실 것 같았고 앞선 글에서조차 대댓글을 달지 못하고 있던 저였기에 도저히 평소와 같이 대댓글을 달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덜렁 '감사합니다.' 몇 글자로 제게 어렵게  남겨주셨을 그 세심하고 따뜻한 마음에 대한 답을 대신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댓글을 닫고 발행하였습니다만 오랜만의 발행이어서인지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미처 댓글을 닫지 못하고 발행했고 그걸 알아차리는 그 짧은 사이 댓글 하나가 달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제 와서 댓글을 닫게 되면 그분께서 남겨주신 댓글도 사라질까 봐 염려되어 그냥 댓글 기능을 열어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괜스레 걱정을 끼치는 글인지라 평소 관심을 갖고 들러주시던 작가님들이 염려 가득한 댓글을 달아주시더군요. 거기에 다른 많은 작가님들이 라이킷을 눌러주시며 조용한 응원을 보내주셨고요. 그 따뜻한 댓글과 라이킷이 제 마음속 커다란 구멍을 따뜻한 온기로 가득 채워주는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제 옆에 앉은 아내는 댓글들을 차례로 읽으며 벅찬 감동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울컥한 마음에 고개조차 못 들고 애먼 스마트폰만 쳐다봤습니다.


​현실에서도 이렇게 많은 분들께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경험은 없었기에 더욱 마음이 북받쳤던 것 같습니다. 가상의 공간에 불과한 곳에서 글로 만난 인연으로 이렇게 체온 가득한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따뜻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기대가 생겨 불행에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어쩌다 차가운 사람이라도 만나게 되면 분명 실망하기 십상일 테니까요. ​오히려 세상은 차갑고 냉정한 곳이라고 여기고 살 때가 더 좋다고 합니다. 어차피 차가운 세상이기에  냉정한 사람과의 만남은 당연한 것이 되고 어쩌다 따뜻한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정말 행운과도 같은 기쁜 일이 될 것이니까요. 최근 현실 세상 속 차가움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던 저였던 까닭에 이번 작가님들의 따뜻한 댓글과 라이킷이 제게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일일이 댓글을 달아드려야 함이 당연한 예의일 텐데 그러지 못함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냉정하고 차갑게만 느껴지는 이 세상에서  따뜻한 기적을 베풀어 주신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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