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이 바뀌는 순간, 말이 달라졌다

by 힐링튜터

<오늘의 기본> - 소원

p81) 잘못이 아닌 일에 습관처럼 사과를 남발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신 나의 행동을 양해해 준 상대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합시다.



관점의 변화, 사고의 전환을 처음 경험한 것은 독서모임에서였다. 그날의 수업 주제는 디베이트 토론. 다양한 토론 방식 속에서 반대의견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던 수업이었다. 디베이트는 말싸움이 아니다. 논쟁을 위한 자료 조사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타당한 근거를 통해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며 설득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처음으로,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다'는 감각을 체험했다. 그것은 혼란이자 해방이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다시 만난 토론 수업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기만 할 뿐,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보기 어려웠다. 논거도 없이 감정만 앞서는 토론은 결국 서로의 귀를 닫게 만들었다. 그 모습은 얼마 전 읽었던 청소년 소설 『저수지의 아이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오해를 품고 있던 소년 ‘선욱’이 친구 ‘지희’를 통해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지희는 단순한 반박이 아닌, 자료에 기반한 말로 선욱의 관점을 변화시킨다. 변화는, 결국 증거와 존중 위에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시간이 지나, 나는 코칭을 만나며 또 다른 관점 전환을 경험했다. 평소 나는 사소한 일에도 “미안해”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내 안에 자리한 ‘항상 나를 낮춰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라는 사실을 코칭을 통해 알게 됐다. 그때 처음으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대신 “기다려 줘서 고마워”라고 말해보았다. 같은 상황, 다른 말. 그 말은 나를 깎지 않으면서도 상대에게 존중을 전할 수 있는 길이었다.


이후로 나는 ‘상대 입장에서 말하기’가 어떤 변화의 힘을 갖는지 점점 더 깨닫게 되었다. 아이의 공부를 두고 걱정하며 잔소리하던 어느 날, 문득 멈춰 섰다. ‘공부 안 하는 아이’는 어쩌면 지친 상태는 아닐까? 하고 싶어도 안돼서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순간 아이를 걱정하는 내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아이에게 혼내거나 화를 내기보다 '쉬었다가 다시 할까?', '혹시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생각이 바뀌자 나의 말투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리고 그 말투가 관계를 조금씩 부드럽게 만들었다. 관점의 변화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말의 변화는, 그 단단함을 부드럽게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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