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는 절대로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다.

사마귀는 익충(益蟲)이라...

by opera

마당에 사는, 기어 다니는 곤충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는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사마귀일 것 같다. 작년 늦은 가을, 공작 단풍잎이 다 떨어져 갈 때까지 끝까지 매달려 있는 사마귀를 본 적 있다. 처음엔 배가 볼록 나온 초록 몸뚱이였는데 며칠을 두고 보니, 점점 갈색으로 변하고 나중엔 마른 갈색이 되었다. 얼어 죽은 건지, 말라죽은 건지 몰랐다. 단풍잎이 거의 다 떨어질 때까지 매달려 있었다.


올 가을마당에도 사마귀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어제는 새끼 메뚜기를 등에 업은 메뚜기 한 마리를 보긴 했어도, 메뚜기도 여치도 없다. 유독 사마귀는 늦은 계절까지 견딘다. 오로지 사마귀만 보일 뿐이다.

사마귀는 익충이라 죽이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가 말했다. 그래서일까 사마귀가 징그럽고, 어릴 때 사마귀 가까이 가면 사마귀가 생긴다는 얘기들은 적도 있는지라 싫기도 했지만, 사마귀를 건드리지도 죽이지 않았다.


한 계절이 오롯이 지나가는 것을 본다. 봄에 생명이 움트는 신비를 땅에서 보았고 그 생명이 자라서 싹을 내고 줄기를 올리고 잎을 키우면서 꽃을 내는 것을 보았다. 여름엔 조그만 모종이 어쩌면 그렇게 잘 자랄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열매와 잎으로 자라, 식탁을 풍성하게 해 주었다. 어느새 잔디는 노랗게 물들어가고 새로 심은 단풍나무도 붉게 물들고 마당의 작은 나무들도 몇 개 남지 않은 잎을 떨구며 깊은 가을의 터널로 들어가는 듯하다. 이제 이 터널만 지나면 겨울이 바짝 다가올 것이다.


사마귀는 물들어 가는 가을의 생명을 처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노란 잔디마당을 온몸으로 기어 다니고, 집 벽으로 기어 올라간다. 자세히 보니 처마 밑에는 갈색이 된 사마귀가 붙어있다. 아마 며칠이면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아침에 거실 창 밖으로 기어오르던 사마귀를 나뭇가지로 떨어트리려다 그냥 두었는데, 다시 보니 거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마귀는 벽을 타고 올라가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오르다가 기력이 떨어지거나, 말라서 결국은 죽는데 왜 그렇게 위로 자꾸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그래! 따뜻한 햇볕을 찾아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왜 이토록 깊은 가을에 까지 살아서 버틸까.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살아야 한다는 숭고한 처절함을 보는 듯하다.


이참에 오늘은 까먹지 않고 익충이라는 사마귀에 대한 자료를 찾아본다.

정말로 사마귀는 익충이었다. 마당의 초목들을 해치는 진드기와 해충들을 잡아먹는 포식자였다.



사마귀 : 곤충강 바퀴 목 사마귀아목에 속하는 절지동물의 총칭. 몸이 크고 갈색 또는 녹색이다. 앞다리가 낫처럼 구부러져 먹이를 잡아먹기에 편리하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처럼 상당히 공격적이다. 이러한 생김새를 보면 짐작할 수 있지만 육식을 즐겨하는 곤충이다. 현생 하는 곤충치곤 꽤 늦게 등장한 곤충으로, 대다수의 곤충이 고생대 페름기 무렵에 등장한 것에 비해 사마귀는 백악기에 등장했다. 앞발이 인간의 팔처럼 먹이를 잡고, 하는데 대부분 팔이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조상으로 앞발에 가깝다. 주로 서식지가 겹치는 메뚜기의 친척이자 천적으로 비교당하지만 메뚜기와는 분류학적으로 거리가 멀며 바퀴벌레와 흰개미에 가까운 족속이다. 여러 해충을 잡아먹어주는 덕분에 익충으로 분류된다.





왜 늦가을에 다른 곤충은 사라지는 이때에 사마귀들은 막다른 투쟁을 하는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10월

암컷 사마귀들이 임신한 상태로 돌아다니는 시기이다. 이 시기가 되면 먹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주변의 일정 크기 이하 모든 움직이는 존재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한다. 하지만 임신한 만큼 몸이 둔해져서 날지 못하며 한 곳에 체류하는 경우가 많다. 짝짓기 후 약 3주가 지나면 산란을 한다. 보통 2~3번 정도 낳으며 드물게는 그 이상도 낳는다.

11~12월
사마귀들이 수명이 다해 죽어가는 시기이다. 알을 낳는 것은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데다 짝짓기를 안 하더라도 무정란을 끓임 없이 배출하기 때문에 사마귀는 서서히 기력이 다해 죽어간다. 보통 성충들은 11월 안에 다 전멸하지만 운이 좋은 경우는 12월 초~중순에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퀴벌레 친척답게 생명력과 적응력이 뛰어나서 눈이 오는데도 가지만 남은 풀숲에서 꿋꿋이 버티는 개체들도 매우 드물게 보인다. 따뜻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사육하면 최대 다음 해 3~4월까지는 생존할 수 있지만 좋든 싫든 알을 배출하느라 체력을 다 소모하기에 결국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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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가을바람 아래 사마귀들은 본능적으로 꼭대기를 향해서 올라간다. 그 꼭대기는 따뜻하고 온화한, 사마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판타지에 불과한 곳일지도 모르지만 사마귀는 꽉 찬 배를 움켜쥐고 위로 위로 올라간다. 사마귀들은 가야 되기 때문이다. 떨어지면 또 기어 올라간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다. 우리가 가을의 결실을 기다리는 것처럼 사마귀 또한 그의 흔적을 퍼트리기 위해서 노력한다. 사마귀가 익충이라 치워버릴 수 없다기 보단, 끝까지 버티면서 무언가를 향해 노력한다는 사실에, 어쩌면 본능에 충실하고 끝까지 본능에 이탈되지 않는 자신의 삶의 마지막 한 오라기까지 소중히 여기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가상해서 잡을 수가 없었다.


본래 색을 회복하는 것인지,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알 길 없는 가을색의 화려함 속에서도 점점 차가워지는 일기는 하루가 다르다. 마당의 삶들은 익어가는 가을 속에서도 닥쳐올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아무리 모질다 한들 내년 봄, 생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또한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마당의 초목 속에 있는 봄의 기운만을 볼 줄 알았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며 생산한 사마귀의 후손들이 내년 봄을 기다리며 마당 구석구석 어딘지도 모르게 표 나지 않게 숨어 생명을 키우고 있는 줄은 몰랐다.


벽으로 기어올라가는 사마귀 아직은 초록의 몸이다. 처마 끝에 매달린 사마귀

벽으로 오르다 앞창으로 마침내 떨어진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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