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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Feb 16. 2022

파랑새는 아무 데도 없다. 파랑새는 어디에나 있다.

당신의 파랑새 집은 안녕하신가요




오늘의 아침 해님도 어김없이 떠 올랐다. 부지런한 작가 님들은 벌써 아침 글을 올렸다.  아마도 새해 초라 올해 목표한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는 분일 수도 있고, 밤새 고민의 잠을 못 자고 글로 옮기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작은 소망을 가지고 푸른 하늘을 누비고 다닐 브런치 파랑새들이 아침 일찍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브런치와 함께 한지가 어느덧 일 년이 다돼간다. 간혹 아니 많다. 몇백 분이 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독자분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는 분들의 글도 많이 보게 된다.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마음 한 편으론 솔직히 부러운 마음도 금할 수는 없다.

 "100번째 글, 그래! 무소의 뿔처럼 쓰고 함께 가자"에 결심의 글을 올리며 구독자 증가에 너무 맘 쓰지 않고 글 쓰는 일에 열중하리라 이미 결심했었다. 글을 쓰고 표현할 수 있는 행복에만 심취하면서 즐겁게 지내리라 하면서도 솔직히 은근한 스트레스는 담고 살았나 보다.


처음 메인에 떴을 때의 감동은 참 컸다. 여러 글들을 읽어보니 브런치에 입문한 초보 작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글을 올려주는 시스템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물론 몇 번 메인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 경우엔 구독자수에 큰 변화를 주진 못했다. 아마도 구독하기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가 보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되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고 아직 내 안에 있는 하고 싶은 말을 표출하는 것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그저 멈추지 않고 쓰겠노라는 결심을 이어간 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한분 한분 방문하시면서 소중하게 구독해 주신 것이다.


우선은 내가 좋아하고 쓰고 싶기에 쓰는 글이다. 쓰다 보니 부족한 필력도 깨닫게 되고, 고치고 읽고 고치기를 반복하면서 퇴고가 정정의 묘미도 배워가니, 주변에 나의 파랑새는 너무도 많다.


구독자 분들 중 혹 힘든 상황에 처한 분이 있다면 조금의 위로와 용기라도 줄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여행을 좋아하셨던 분께 "그래 나도 갔었지, 그때가 생각난다"는 추억의 단편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수려하고 재미있는 글도 아니고 투박하고 못생긴 글이지만 나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과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는 따뜻한 힘으로 전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모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어느 생선찜 음식점 사장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려웠던 시절 건설노동자로 일할 때 가장 좋았던 시간이 점심때, 밥 먹는 시간이었다고. 그때 맛있는 생선찜과 먹었던 집밥 맛을 잊을 수 없어 음식장사를 시작했노라고. "정성으로 지은 밥도 누군가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밥집을 한다는 것이었다.


지극히 공감되는 말이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때론 글을 쓰면서 스스로가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럼 고마운 것이다. 나의 파랑새 브런치에 올린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힘과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오늘 나의 파랑새는 제 몫을 다해 날아다닌 것이다.


파랑새는 고맙게도 사람의 마음속에 집을 짓고 산다.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여느냐에 따라,

마음은 파랑새에게 좋은 집이 되어줄 수도 있고

주변에 있는 파랑새가 모두 사라져 버리게 할 수도 있다.

파랑새는 사방에서 날아다닌다. 그 파랑새가 오늘 나에게 날아올 수 있다.

하루라는 시간, 순간순간에 나의 주변에 날아다니는 파랑새를 놓치지 않고 영접할 것이다.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하며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갈 것이다.

파랑새의 집은 언제나 나의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브런치에 이미 많은 구독자분들이 찾아와 공감을 했다면 파랑새를 갈구하는 마음은 적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채워가려는 마음이 조금 더 부족했을지도 모른다. 브런치의 파랑새는 나를 더 훈련시키고, 가슴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작은 감성들 하나하나를 끄집어내어 준다. 나의 파랑새는 어디에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오늘 파랑새가 날아올지 내일 날아올지 모르지만, 내 마음속의 파랑새는 파아란 꿈을 찾아 항상 날아다닌다.


글을 쓰는 것은 지난한 인생길의 수련을 위한 과정이기에 중요한 것은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가는 여정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음미하며 누리고 함께 가는 것을 맛보는 것이다. 혹시라도 필자와 같은 고민에 잠시라도 빠져본 적이 있는 브런치 작가님들이 있다면 항상 작가님의 옆에 있는 파랑새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채워지지 않았기에 채워지길 바라는 파랑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위로를 받을 수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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