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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Nov 02. 2022

스마트폰으로 쓴 그리스 기행기 3

메테오라, 아테네, 여행후기


2019.11.18

메테오라 가까이 있는 마을 칼람바카에서 피곤한 몸을 뉘었다. 밤이라 웅장함을 잘 몰랐는데, 아침 호텔 베란다에서 보니, 바로 눈앞의 거대한 풍광에 말을 잇지 못한다. 금방이라도 앞으로 쓰러질듯한 거대한 바위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물론 멀리 있겠지만 얼마나 거대한지 바로 앞 산 언덕에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차를 차고 한참을 돌아가서야 제법 거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화는 얼굴 중심에 우뚝 서있는 코의 좌우로부터 살짝 퍼져 가는 듯하다. 세안 후, 로션 영양크림 아이크림 그리고 선크림까지 바르며 아직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골을 잘 메꿔간다. 코는 얼굴의 중심에 있고 눈, 귀, 입과 다르게 돌출돼 비교적 편편한 대지 가운데 혼자만 도드라져있다. 주름도 잡히지 않을 것 같았던 당당한 코였지만, 미간 아래 좌우로 조금씩 균열이 온다. 귀는 오히려 보이지 않는 뒤쪽에 있다. 그래서인지 나이 들수록 귀처럼 겸손해져야 한다고 하지만 요즈음은 아는 것, 가진 것이 많은 "나이 듦"이라 그런지 자기주장이 세고 굽혀지지 않는 주변의 모습도 더러 보인다. 차라리 가려진 편을 택하는 것이 낫다 싶다.


주변의 모습과 튀지 않게 적당한 자신감을 준 코는 조금씩 주름져 가는 얼굴 전체와 결코 어색하지 않다. 간밤에 생긴 눈가 주름을 보고 나이 들어가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며 놀랬던 어느 날도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듯 어색하지 않다.  아무리 제 얼굴이라지만 언제 이리 자세히 들여다보겠는가? 여행의 묘미가 이런 여유 아닐까. 주사라도 한 대 맞으며 감추는 것보단 인정하며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푸르른 마음을 가꿔가는 것이 오히려 낫다 싶은 마음마저 들게 하는 평안한 아침, 일행들과 조촐한 그리스식 식사를 나눈 후 길을 나선다.


메테오라("매달린 바위", "공중에 매달린", "하늘 바로 아래"라는 뜻)는 그리스에서 아토스산 다음으로 정교회 큰 수도원이 밀집한 지역이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칼람바카다. 여러 수도원이 자연 사암 바위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위치상 중부 그리스의 핀도스 산맥과 핀도스 산맥의 페네 이오스 강 근처의 테살리아 평야의 서북쪽 끝이다. 예전에는 20여 개가 넘는 수도원이 있으나 지금은 여섯 개의 수도원이 있고,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위키백과).


2,500만 년 전 물에 차 있던 곳이었는데 물이 빠지고 모래들이 뭉쳐지면서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고 한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고전 영화가 되어버린 007(For your eyes only)에서 험준한 돌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 때문에 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특이한 지형으로 11세기부터  암반 사이의 동굴 속에서 수도사들은 은둔생활을 해왔고 동굴 속에 살1260권의 동굴 필사본을 써왔다니, 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노아방주와 같은 곳이었을 것 같다. 오직 자신들의 신앙을 고수하기 위해 세속의 모든 것을 버리고 숨어 들어간 곳이었기 때문이다.


14세기경부터는 수도원들이 세워져 많은 수도사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했으며, 중세시대 이슬람이 그리스를 정복하고 종교적 박해를 가했을 때 그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한 은둔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다. 벼랑 끝 위에 세워진 수도원에서 생활하기 위해 식품이나 생필품은 줄로 매달아 올렸다고 한다. 외세의 침입에서 그들만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청렴하고 극빈의 생활로 오직 신을 향한 어쩌면 하늘과 더 가까운 곳에서 신을 받들기 위한 삶을 선택했고 고립되어 외부에 알려지기 힘든 여건이라, 긴 세월 동안에도 보존되었는지도 모른다.


남아있는 수도원 중 방문이 허락된 가장 큰 대 매테오라 수도원(The Holy Monastery of Great Meteora)을 방문하게 되었다. 입구에서부터 계단 길로 되어있고 군데군데 설명을 들어가며 수도원으로 올라왔다. 입구에서 제공하는 보자기 치마를 두른 후, 본 성당과 주변의 건물들을 들어가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험하고 높은 곳에 돌 평지가 있어 사람들이 기거할 건물까지 짓게 된 것도 신비로웠다.


1483년 본당에 처음으로 성화가 그려졌는데 이 본당 건물은 메테오라의 건축물 중 가장 뛰어날 뿐 아니라 그리스 내에서도 빼어난 성당 건축물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수도원 내의 성화들은 주로 16세기에 제작된 것인데 그중 크레타 출신의 성화가 쎄오파니가 이곳에 많은 성화를 남겼다고 한다. 수도원의 주요 성당을 비롯한 건물들은 16세기 중반에 지어진 것이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수도원의 옛 식당에는 수도사들의 필사본, 이콘, 나무 조각 등 귀중한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예배당 등 건물 내부를 화려하고 아름답게 장식한 벽화는 주로 16세기 것으로 당시 비잔틴 양식의 프레스코화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출처: https://audience65.tistory.com/253 푸른 날개를 단 여행자:티스토리)


수도원의 생활은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은 신께 바치는 시간으로 기도의 시간, 8시간은 신성한 노동을 위해 농사를 짓고 8시간은 잠을 자는 시간으로 반복되는  청렴한 일상이었다. 민들레, 씀바귀 삶은 물도 먹고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를 만들고 농사도 지었다. 대 메테오라 수도원은 본 당외에도 개인기도실, 도서관, 휴게실과 유골당 등 수도사의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을 오랜 세월 동안 구비해놓고 있었다. 크기도 크지만, 생활했던 흔적들 특히 자급자족하던 자취가 잘 남아있고 그에 사용되던 농기구와 포도주를 만들던 시설까지 무엇보다 부엌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대 메테 오라 수도원의 부엌은 오래된 부엌 박물관으로도 손색이 없는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메테오라에 남아있는 수도원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은 사진과 더불어 상세히 기록되어있는 어느 분의 인터넷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https://san1917.tistory.com/3533145


어제저녁 동네를 산책하던 중 골동품 파는 곳에서 특이한 모양의 주전자를 봤는데 알고 보니 메테오라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 오늘 아테네로 출발 전 마지막으로 호텔을 들른다고 해 그곳에 갔는데, 쉬는 날이라 문을 닫았다. 여행 중에 뭔가가 눈에 띄고 마음 갈 때 필요하다면 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제 주저하다 안 사, 약간 아쉽긴 했지만 사지 못했기에 아쉬웠을 뿐이다. 신에 인생 여행길에선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순간을 미루지도 놓치지도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가이드분은 개성도 강하고 지식수준도 높은 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장수 비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식이(食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지만(종방의 영향력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그보다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사실 장수 비결에서 식품 섭취도 중요하지만 생활방식이나 습관도 아주 중요하다. 그는 그리스 사람들은 약간 춥게 생활한다고 했다. 물론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약간 추운 듯이 생활해야 건강에 더 좋다는 것으로 승화시킨 표현이 좋았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은 여름에는 긴팔을 입고 겨울엔 반팔 입고 산다는 말을 놓치지 않고 한다. 녹녹지 않은 삶을 살면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많이 접하며 느꼈을지 모르는 뼈 있는 마디를 던진 것 같았다.


사실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처럼 편리하고 개인의 자유가 넘치며 풍족하게 생활하는 나라도 흔치 않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혼분식을 해가며 온갖 고난을 몸으로 버텨내고 키워온 부모세대들의 덕이란 것을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 세대는 더러 잊고 살기도 한다. 일찍 외국으로 이민 간 친구들은 떠날 때 당시의 기억으로 기억되는 고국을 품고 산다.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 자식들을 낳아 키우면서 그들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자락으로 교육시킨다. 오랜만에 고국을 찾은 친구는 너무나 달라진 경제 발전에  놀라기도 하지만 달라진 의식에 놀라기도 한다. k팝 등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제대국에 걸맞은 우리의 철학과 의식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우리 문화를 더 확고하게 뿌리내려 세계적인 문화대국으로도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희랍어와 영어, 스페인어 불어 등 7개 국어를 한다는 그리스가 낳은 세계적인 가수 "나나 무수꾸리(Nana Mauskour)"의 노래를 들으며 왼편으로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하염없이 내려간다. 너무 미운 것도, 너무 좋은 것도 없다. 담담하게 그저 받아들이며 흘려보내고 살아온 인생을 노래한다. 어쩐지 작금의 그리스가 풍기는 분위기와 너무 닮은 듯하다.


호텔에서 바라본 메테오라

메테오라 사원의 모습

메테오라에는 길냥이들이 많다

잠시 차에서 내려 바라보는 메테오라 수도원 풍경

대 메테오라 수도원에서 보는 정경

대 메테오라 수도원의 부엌과 연장실

예전 모습 그림과 대 메테오라 수도원 내부 벽화


그리스는 아침 8시에 근무 시작하면 점심시간 없이 2시 반이면 끝난다고 한다. 스페인처럼 시에스타를 즐기기에 오후 2시 반에서 5시 반까지는 대부분 조용하게 보낸 후(?) 오후, 저녁시간은 긴 시간을 가지며 즐긴다고 한다. 주말 저녁 및 심야시간에도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모여 먹고 떠들며 삶을 함께 이어가는 편으로 지중해 주변의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와 전통적으로 비슷한 것 같다.


국민들의 98%가 정교도인 그리스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태어나면 10~12개월 사이에 대부와 대모를 결정하고(들러리 했던 사람도 대부 대모 한 경우 많음) 세례를 받게 한다. 출생신고 왼쪽에 긴 공간이 있는데, 그리스 정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는가를 기록하는 칸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강압적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스 정교회(orthodox church) 신앙은 평생토록 계속되고 종교적인 끈끈함과 특성으로 가족 간의 유대감도 남다르다. 영화 "마이 그릭 웨딩"을 보면 그리스인들의 가족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딸들에게 지참금, 집 같은 것도 많이 주는 풍습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아테네까지는 4~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점심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국식 닭죽과 양배추 샐러드 감자 생선 튀김으로 먹고 휴게소 내부를 구경한 후 아테네로 간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님이 그리스 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단체 여행할 때는 가이드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으면 여행지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특히 유명한 관광국가에서 가이드를 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역사나 적합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지식을 갖춘 분들이 많다. 남 얘기 경청해 손해 될 것 없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리스 경제도 어렵지만 대학생들이 졸업해도 취업할 곳이 없다고 한다. 월 500유로라도 일하는데, 일을 해야 연금이 쌓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3개월 비자를 주고 6개월 지나야 재입국 가능하다. 산토리니 같은 관광지에서 몇 달 일하면 도시에서 일한 것보다 두배 이상을 받아 고용보험 타고 놀다가 몇 달 일하는 청년들도 많다고 한다. 문득 우리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이 나라처럼 관광자원도 많지 않고, 천연자원도 족하고  그나마 일할 수 있는 인력보다 노인인구만 늘어가는 현실에선 더 암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들어 잠시 마음이 무거웠다.


시에스타를 즐기는 나라답게 그때그때 즐기고 쌓아두고 사는 것 없이 산다. "현실을 즐겨라"는 신조하에 낙천적으로 산다. "그거 없다고 당장 죽는 것 아니고 해결되는 것 아니잖나, 그러니 적당히 여유 있게 가자"는 마음으로...

오래전 그들의 선조들이 대리석 기둥에 비스듬히 기대어 푸른 하늘과 바다를 벗 삼아  따사로운 햇살을 쬐면서 토론하며 자유롭게 흘려보내던 일상이, 현세의 힘든 경제여건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후손들의 피에 흐르기라도 하듯 주어진 순간의 자유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 태도가 우리와는 사뭇 다른 듯했다.


일찍 퇴근한다지만 대도시라 그런지 아테네도 트래픽이 아주 심하다. 아테네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최초로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주경기장을 잠시 들렀다.

올림픽은 기원전 770년 경 그리스 올림피아 지방에서 신들에게 바치기 위한 위한 체육과 예술의 경기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체와 정신은 신에게서 받은 선물이라 잘 단련하여 보존해야 한다고 여겼으므로 이런 제전을 통해 단련된 건강한 육체를 신께 보이는 행사는 큰 축제였다. 이후 전란 등으로 중단되기를 반복하다가 기원 후 4세기경에 중단하게 된다. 근대 올림픽은 19세기 말 쿠베르탱 남작이 고대 올림픽에서 영감을 얻어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제 올림픽조직위원회)를 창설한 후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번째로 개최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최초로 올림픽이 열렸던 경기장에서 해 질 녘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한 장 찍은 후 아테네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한식당에서 다. 짧았던 2박 3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제대로 된 다음을 기약하면서 조르바가 연주하던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 (조르바가 연주하던 악기)의 반주로 이어지는 데미스 루소스의 "굿바이 마이 러브"를 들으며 공항으로 향한다.


아테네의 거리 모습이 남미 어느 도시를 연상시킨다

해 질 녘의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


새벽 1시 10분 출발하는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벌써 피곤에 지친 듯 의자에 기대 잠을 자는 일행도 있다. 면세점을 걸어 다니다, 그리스에 어울리는 동으로 만든 에스프레소 잔을 두 개 산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라는 시구처럼, 유구한 건 없다. 그래도 오래된 유적 안에서 떠나간 이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시간이었다. 정신으로 이어지는 유구한 것까지 지키려면 얼마나 지혜로워야 할까? 아니 지혜로워야 할 뿐 아니라 운도 따라야 되지 않을까는 우답으로 잠시 웃어본다.

나는 이전보다 나아졌던가...

자라 가는 삶을 개척했던가...

아니지 싶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기에 다시 떠남을 꿈꾸는 여행자임을 감사해하며 기다리고 있는 비행기로 오른다.




그리스 기행기를 마치며


사랑받으며 읽힐 만큼의 글은 아닐지 몰라도 낙심하지 않고 정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낙망 치 말고 버티고 가자. 이것이 이번 여행의 테마였다. 세월과 노력을 들이면 안 되는 일이 있겠는가. 메테오라 수도원에서 본 수도사들의 삶의 흔적과 신께 바치는 위대한 작품들, 그건 그들의 생명의 시간이었다. 누구와도 접하기 힘든 산중 척박한 환경에서 그들은 오직 사랑하는 신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세월의 방해 없이 한 땀 한 땀 일궈갔다. 어쩌면 그들이 택한 고립된 삶이 그렇게 이끌어 갔는지는 모른다. 그렇다 해도 마음의 수련 없이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투자되었다 한들 그런 작품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오직 신을 향한 순수한 믿음의 표현, 사랑의 표현이 그렇게 이끈 것을 보았다.


서양 역사는 로마라는 호수에 빠져들어 탄생되었다는 말이 있다. 로마 이전의 서양은 로마라는 호수에 빠져들어 로마로 되었고, 로마 이후의 문화는 로마라는 호수에서 흘러나오게 된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로마"라는 호수 안에는 "로마"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리스"라는 물로 채워지기도 않았을까 싶다.

인류 역사에 커다란 방점을 남긴 로마 역사는 문명 없이 서툴고 거친, 생존을 위한 전투에 익숙한 체제로(?) 시작되었으나 그리스를 정복하게 되면서 "머리"를 그리스로 "단장"했다고도 한다. 철학과 학문 등으로 다져진 그리스의 이성과 지식을 제 것으로 소화시키며 비로소 거대한 로마의 체계를 다져가기 시작했다는 의미였으리라.

어쩌면 "로마""그리스"라는 문물과 "콜라보"하여 성장해 왔기에 오늘날의 로마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역사는 되풀이된다.

콜라보는 요즘의 유행어 일지 모르지만, 역사는 이미 "콜라보로 이어져 온 산물"이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버팀"은 콜라보로 그리스가 인류 역사에 미친 여러 분야의 영향력에 대한 진실을 맨살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후, 찾아간 나에게 "버팀"의 진리를 선물로 주었다.




p.s.   여행 중에 들었던 나나 무수꾸리와 데미스 루소스의 곡을 올리며 그리스 기행기 펜을 놓습니다.


1. 나나 무수꾸리 "어메이징 그레이스"

https://www.youtube.com/watch?v=lhc7MEYY-Ho


2. 데미스 루소스 "굿바이 마이 러브"

https://www.youtube.com/watch?v=f4LKlOyC-To





너무도 안타깝게...

갑작스럽게 떠나신 분들의 명복을

아픈 가슴으로 빕니다.  

뭐라 위로할 수 조차 없을 큰 슬픔으로

남겨진 분들의 마음에위로와 용기가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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