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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un 03. 2023

스마트폰으로 쓴 두바이 기행기 2


 2020. 01. 24

 비교적 여유로운 아침을 맞는다. 아버지와 지인들과 함께 담소도 나누며 즐거운 아침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께서도 대화를 하시면서 좋아하시니 내 맘도 편했다. 물론 함께 여행하는 지인들은 이전 여행길에도 함께 해 아버지에 대해 잘 알기도 한다. 본인들도 나중에 그 연세될 때 어르신처럼 건강하게 아무 곳이라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잊지 않고... 뭐든지 배우시려 하시며 관심 가지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과 열정이 지금 아버지의 건강을 붙들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 해도 연세가 있으시니 언제 힘이 빠지실지 모른다. 힘이 있고 마음이 건강하실 때까진 모시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다.


 아침에 만난 P 가이드는 오늘은 어제보다 여유 있고 편하게 두바이구경하면서 쇼핑도 할 것이라 한다.

먼저 두바이 프레임으로 향한다. 두바이 프레임은 2020년 세계박람회 두바이엑스포의 상징건물로 자빌 파크에 지어진 현지인들이나 관광객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액자모양의 두바이 상징건물이다. 멋진 전망과 함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두바이의 역사,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스카이 전망대에는 50m 길이의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유리다리가 있다. 불투명하게 보이지만, 걸으면 투명해져 심장이 약한 사람은 놀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두바이엑스포는 원래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일 년이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 말까지 개최되었다. 두바이 도시 전체를 엑스포 전시장으로 활용한 등록박람회이기도 하다.


 엑스포는 1851년 영국에서 처음 개최된 국제박람회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전 세계에서 참석하며 즐길 수 있는 세계 3대 축제 중의 하나이기도 하며 국제박람기구(BIE)에서 관장하고 있다. 지금이야 과학 기술 산업의 각 분야에 세계적인 전시회가 많이 열려서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의 전달에 어려움이 없지만,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교류가 절실했던 시절, 만국박람회를 통한 산업계의 발전은 적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파리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에펠탑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한 전시물로 제작된 것이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박람회가 2020년에 두바이에서 개최되는데, 아랍권에서는 처음 열리는 엑스포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여겨지며 특히 두바이는 지금 엑스포를 위해 두바이 전체가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코로나팬데믹이 가장 심각했던 2020년의 세계적인 행사 올림픽과 엑스포도 일 년씩 연기해 개최되었으나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 2020 두바이 엑스포로 유지하기로 했다.


 검은 황금의 나라답게 두바이 프레임은 금박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프레임 속에는 무엇이 들어갈 것인가?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지만 아마도 두바이의 미래를 담는다는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다. 두바이의 미래 앞에서 우리도 미래를 그려보며 사진을 찍었다.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 두바이의 사방을 내려다보았다. 프레임 모양에 맞춰 긴 통로에 바닥이 훤히 보이는 유리다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프레임건물이라 그런지 별다른 특징물보다 여느 장소와 다르게 양쪽으로 만수르와 국왕의 사진이 커다란 액자(프레임) 속에 걸려 있었다. 아버지께 '저 사람이 한국사람들에게도 인기 많은 최고 부자 만수르~~'라고 얘기해 드리고 사진을 찍어 드렸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유리 다리에서 곳에서 깡충거리며 장난도 쳐본다.


 


 

두바이 프레임을 나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두바이 쇼핑몰을 향했다. 두바이는 경유 도시답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두바이몰은 두바이 모네에 있는 없는 시설 빼곤 다 있다 할 정도의 규모가 큰 쇼핑몰이다. 지하에는 카*푸같은 대형매장이 있어 물건가격도 싸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두바이 자체가 계획도시고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을 지은 것이니 쇼핑몰도 동선을 고려해지었음이 분명했다. 부르즈칼리파 호텔 건물옆에 위치한 쇼핑몰은 명품점은 물론 각종 상점과 쇼핑센터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아버지는 친구분들 선물 몇 개, 나도 딱히 살 것은 없어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값싸고 필요한 '히말라야 크림' (가격이 쌌다)과 두바이에서 꼭 사야 한다는 독일산 '로열젤리 **'를 쇼핑몰 내 대형마트 까*푸에서 구입했다. 히말라야크림은 아버지 친구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았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산 후에 아버지와 쇼핑몰을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쇼핑몰은 정말 컸다. 세계에서 제일 큰 쇼핑몰이라 하더니 다리가 아플 정도로 걸어 다녀도 다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상점과 즐길 곳이 있었다. 특히 쇼핑몰 내에 스케이트장이 인상적이었다. 눈이 오지 않는 더운 나라임에도 이런 시설을 통해 부족함 없이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디나 그렇듯이 돈 많은 사람들은 장소, 환경의 구애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만드나 보다. 가이드 P 씨의 말을 빌자면 두바이 인들은 인구의 몇 % 도 되지 않고 해외에서 온 직장인들, 노동자들이 많다고 했다. 아버지께 설명도 해드리며 호화스러운 명품샵도 구경하면서 아이쇼핑을 즐기고 맛있는 간식도 사 먹었다. 힘들게 다니시면서도 아버지는 사진도 많이 찍으신다. 나이가 많이 드셨어도 꿈을 간직하고 사신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스마트폰을 쓰시고 사진을 찍고 아이들이 사드린 아이패드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활용하시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싶다. 탁구 치시며 건강관리하시는 힘으로 여행도 거뜬히 잘 다니시니 감사할 뿐이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 잘 구경한 후 저녁을 먹고 부르즈칼리파호텔 앞 분수쇼를 관람을 했다. 유명한 분수쇼라우리나라 연예프로그램에도 몇 번 방영된 곳이다. 두바이몰 외부 워터프론 보드는 부르즈할리파 호텔과 두바이 산책로를 걸으면서 분수쇼를 감상하는 곳으로 때론 사람에 치여 움직이기 힘들 정도지만, 걸을 만한 곳이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분수쇼는 음악과 화려한 불꽃 아래 세계 최고높이의 호텔을 장식하는 화려한 레이저 쇼와 더불어 물로써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쇼를 보여주려 결심이라도 한 듯 노래에 맞춰 화려한 빛의 물 춤을 선사했다.  한국인과 동양인들이 많이 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글과 중국어로 된 글씨가 부르즈 칼리파를 장식한다. 춤추는 분수도 장관이지만 구경하기 위해 모여드는 가족들과 저녁시간을 즐기려는 두바이 인은 물론  세계각지의 사람들도 다양했다. 두바이 분수쇼 레이크 라이드, 두바이 전통배인 아브라를 타 분수쇼와 더불어 유람선(?)을 타고 인공호수를 유람했다. 이 모든 설비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하에 진행된 것이라니 두바이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우리 못지않다 하고 싶었다.



2020. 01. 25

 일찍 기상해 바쁜 하루를 시작한다. 호텔 조식은 아버지 입맛에도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아부다비로 간다. 두바이는 허브공항으로 관광과 무역도시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지만 아랍에미리트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튼실한 곳은 아부다비다. 연방재정의 70%를 담당하고 인구도 가장 많으며 GNP도 95,000 달러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와 두바이가 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장된 석유가 언젠가는 바닥이 날 것임을 알고 있는 두바이나 아부다비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다각도로 검토하며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아부다비보다 더 알려진 두바이 엑스포를 위해 아랍에미레이트 전체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두바이는 지리적인 위치를 이용해 교통의 요지로 성장, 관광, 무역, 금융의 세계적인 중심지로 성장해 왔다.

사람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만큼의 인공섬, 팜 아일랜드 더 월드, 워터 프런트와 같은 대표적인 프로젝트, 그리고 두바이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칼리파와 역시 세계 최고의 쇼핑몰 두바이 몰 등 여기가 사막 지역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의 시설로 갖춰져 있다. 어찌 보면 두바이보다 늦은 감은 있을지 몰라도 아부다비도 공사로 한창이다. 아부다비는 도시재생프로젝트를 통해 아부다비를 건축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신도시로 재정비하고 단장하는데 한창이다. 물론 이런 거대 프로젝트를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 등 가까운 서아시아지역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바탕이 된 것은 사실이고, 인권문제 때문에 아직까지도 말이 많다고 한다.


 아부다비는 2008년 경제비전 2030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 관광 발전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문화 예술도시를 지향하며 파리 루브르박물관분관 "루브르 아부다비(Le Louvre Abu Dhabi)"를 2017년 개관하기도 했다. 루브르 아부다비에서는 파리 루브르박물관측에 막대한 자금을 지불하고 향 후 30년간 박물관 이름과 전시물을 대여,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품도 훌륭하지만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으로 건축되었다. 야자수 모양의 얽히고설킨 천장 구조물 사이로 빛이 살아 들어오는 모습의 특별한 건물은 사막의 아부다비를 상징한다. 짧은 단체 여행길이라 지나가며 보았을 뿐 들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의 아부다비 여행을 기약하게 만들었다. 두바이가 세계금융경제 중심 도시로 서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 아부다비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써 거듭남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바이가 고층건물로 줄지어져 약간 답답할 정도라면 아부다비는 고층건물도 많지만, 아름답고 웅장하지만 높지 않은 건축물도 많아서 정靜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아마도 문화 예술의 미래를 생각해 도시를 쾌적하게 설계한 듯했다.


 두바이도 아부다비도 미래가 있는 곳이라 좋다. 몇 번 와 보니 그 생각이 든다. 어제는 '건물 외엔 볼 것도 없네'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아침에 차를 타고 가다 보니 온통 공사하는 건물들 황량한 사막에서 불쑥불쑥 한두 개씩 솟아오르는 빌딩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런 먼지만 휘날리는 황량한 모래사막 속에서... 여기가 옛날 시날 평원이라고 한다. 옛 선구자들의 영광과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뻗어 오르던 바벨탑을 쌓아 올리던 곳... 그 이미지보다 언어의 혼란을 통해 와해되어버린 인류 역사의 현장, 그곳에서 새로운 기운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중단된 역사 속에서 묻혀버리고 눌려버리고 살아온 역사의 시간들을 파헤치고 보듬으며 새롭게 만들어가는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미래가 보인다. 과거에 눌려 현재를 살고 있던 사람에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여행도 역사의 일부 아닌가. 오래전 선각자들은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찾기 위해 자신들을 바쳤고 역사의 한 장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도 함께 할 수 있음을 본다. 이 모래사막 속엔 이슬람의 조상들이 있겠지만, 더 올라가 보면 결국은 인간이라는 한 뿌리에서 다른 환경 속에 생존의 뿌리를 이어온 인간들 아닌가. 거창한 인류애를 논하지 않아도 앞으로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하다. 사람이라는 사고(思考)를 먹고 살아가는 인간이므로...


 아부다비의 왕궁 "카사르 알 와탄" 2019년부터 일반인의 입장이 가능해진 곳이다. 여느 이슬람 궁전이나 사원이 그렇지만 여기는 유독 더 경건함과 엄숙함을 요구하는 듯했다. 곳곳에 관리인이 있어 복장은 물론 경내를 다닐 때의 태도도 보며 주의를 주곤 한다. 궁전은 금으로 도배했다 할 만큼 화려한 장식과 온갖 아름다운 조형물로 아부다비의 부를 과시하는 듯했다. 특히 황금으로 도금한 금색 원형 구조물 앞에선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어 혼잡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은 누구나 좋아하나 보다. 하기야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황시기에도 금은 꾸준히 사랑받아 왔지 않는가.


 세이크 자이드 모스크는 아랍에미레이트 최대의 모스크로 특히 세계 최대 크기의 페르시아 융단이 깔려 있다. 예전에 튀르기예 여행할 때 페르시아 융단 짜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페르시아 융단은 값도 비싸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공들여 짜는 예술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융단이 깔려 있는 것을 보니 어떻게 작업을 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들의 신심을 보여주기에 대단하다 싶었다. 모스크 외부에도 대리석 바닥은 종려나무 잎들과 아름다운 금빛 문양으로 장식된 사원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작품이다. 이곳에 사용된 대리석은 그리스에서 공수해 온 것이라 한다. 투명한 유리 같은 하얀 대리석 바닥 위에 회랑으로 이어진 모스크가 투영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대리석 기둥들도 꽃과 나무로 조각하여 현대판 알람브라궁전이 연상될 정도였다.


 돈을 얼마나 많이 들였을까. 돈도 돈이지만, 하나하나 정성을 시울여 만든 이들의 성전에 깃든 깊은 신심을 보면서 마음이 부끄럽다. 모스크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거나 히잡을 쓰거나 하는 것도 또 남녀의 구별이 심한 것도 격식의 이중적인 면도 느껴지지만, 사랑과 믿음과 마음만을 외치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겐 뭔가 경종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오늘은 2020년 구정이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미래를 그려보며 더불어 나의 미래도 본다. 언젠가는 나도 아버지처럼 나이 들어가겠지. 내 아버지도 아버지의 아버지처럼 왔던 길로 돌아가겠지. 저기 저 넓게 펼쳐져 있는 사막의 모래들 속에 그들의 회한이 서려져 있을 터, 아니 어쩌면 저 사막의 모래가 그들이다.


 여행은 나를 나로 다시 보게 해서 좋다. 특히 이번 여행은 아버지와 함께 하니 좋은 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아버지의 인생을 간접적으로라도 돌이켜보면서 나갈 수 있어 좋았다.






 두바이 기행기를 마치며


 유럽 갈 때 경유지기도 하고 두 번째의 두바이 여행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와 함께 했던 여행이라 좋았고, 짧지만 아부다비를 다녀오면서 몇 가지 생각을 얻었다. 오랜 역사를 품은 나라도 좋지만, 새로이 역사를 만들어 가려는 나라의 노력도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거 조상들 덕으로 현재는 충분히 잘 살 수 있지만,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뭐라도 '지금' 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한 심정이 도시 곳곳에 널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어쩌면 황금알을 낳는 닭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현재만에 충실하려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오래전 호주의 어느 공장을 방문했을 때 공장 가동을 화석연료(석탄)로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보통 공장에서 사용하는 벙커시유 같은 것을 왜 쓰지 않는가 하고 물었더니 "자신들 땅에는 원유가 많이 매장되어 있고 기름도 충분하다 하지만, 그건 미래 후손들이 쓸 것들이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것도 미래에서 빌려온 것이다 그래서 지금 주어진 석탄을 쓴다"는 내용의 답변을 들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만, 풍족한 바로 지금에도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본인들과 함께 할 미래나 본인들은 존재하지 않아도 후손들이 이어나갈 미래를 항상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자산도 별로 없는 나라에서 인고의 노력으로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으로 서 왔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 않다는 것은 누구라도 부인하지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권력을 잡은 자들의 사명과 소명감으로 행해져야 할 일이지만,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의 미래를 기대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때론 염려가 앞서기도 한다. 특히 작금의 화두인 미래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등의 문제는 쉬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일 수밖에 없으나 결국은 해결하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때 덧셈과 뺄셈을 배우기 시작하며 우리는 "실리(實利)"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사회라는 테두리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성을 시작하는 것이다. 무한정 빼내기만 하면 남는 것이 없다는 산수(算數)의 진실, 그냥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사실이지만 때론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다. 결과야 어찌 되든 간에 이기심(利己心)이라는 인간만의 고유특성이 살아있기에...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맞으며 채우고 쌓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순환의 삶, 바닥까지 되는 삶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깨우침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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