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일
(햇살은 화창하고 바람은 강했던 하루)
5월을 열어가는 오늘, 모란은 꽃잎이 많이 떨어져 속에 품고 있던 알들과 태반이 보인다.
서너 개씩(주로 다섯 개가 된다) 품고 보랏빛 왕관껍질을 쓰고 서서히 익어 갈 것이다.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갈 정도로. 이제부터 외롭고 긴 시간을 씨앗들을 익히기 위해 모란은 견디어 갈 것이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 자연의 변화가 제대로 된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비록 개화의 시기는 변한다 하더라도 태어남과 자라감은 순리대로 자연 속에서 그렇게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 이상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자란은 꽃대를 올린 지 2주가 지나 이제 한 두 송이가 피었다. 붉고 똘똘한 꽃대를 느긋이 세우고 견디더니 오늘 두 송이가 핀 것이다.
피었어도 피지 않았어도 꽃분홍, 진분홍 자란 꽃도 싱싱하고 잘 생긴 잎도 예쁘고 기특하다.
2년 전 화분에 있을 때 시들시들해지는 것 같아 땅으로 옮겼는데 겨울이면 땅속에서 잠자다 봄이면 어김없이 고개 들고 나와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다.
가만 보면 자란이나 앵초. 백리향은 꽃도 수수하지만 특색 있게 예쁘고 2~3주는 그 모습을 유지하는 것 같다. 마당에는 한 송이씩 있지만 모자란 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하다.
작다고 투덜거릴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