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즈이어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8화

by opera


가끔씩 보는 방송 중에 HGTV 가 있다. 넷플릭스에서 즐겨봤던 '몬티돈의 정원 가꾸기'가 없어진 아쉬움을, 정원 가꾸는 내용은 아니지만 HGTV를 보며 달래곤 한다. 미국은 넓고 다양한 지역이라 특색 있고 오래된 집이 많아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다. 땅도 집도 넓고 큰 각양각색의 주택가격이 우리와는 비교도 안되게 싼 곳도 많아 대한민국 부동산의 위력에 가끔씩 놀래기도 한다. 아파트보다 개인 취향을 반영한 주택을 선호하는 편이라 수요에 부응하는 리모델링 사업분야도 크다. HGTV는 미국의 집 개조 프로그램이라고 할까? 이런 수요를 겨냥한 방송이다.


주요 장르로는 주택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주택에 대한 수리, 수선, 개량 등을 공사하는 내용 또는 부동산과 관련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나 교양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편성된다. 2015년 2월을 기준으로 미국에서 약 95,628,000여 명의 주민들이 HGTV를 시청하고 있어, 통계 수치상 미국 전체의 TV 보유 가구 대비 82.2%에 이른다.(위키백과)


프로그램 중 조나단 스콧과 그의 쌍둥이 형제, 드루 스콧이 진행하는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인들이 고마운 지인을 위해 집을 개조해 주는 프로그램인데 어느 배우가 지인의 정원을 개조해 주는 방송을 보게 되었다. 그녀의 지인은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 낡은 정원을 새롭게 다듬어 주고 싶단 요청을 한 것이다. 그런데 정원 개조공사를 하던 중 조나단 스콧이 화훼단지에서 추가로 필요한 화초를 고르는데 '램즈이어'를 사겠다는 말을 들을 때 왠지 낯설지 않게 들렸다. 브런치에서 많이 들은 익숙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브런치 작가분 중에 '램즈이어'를 필명으로 쓰시는 작가님이 계신다. 어찌 이런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독특하고 재미있게 시도 쓰시고 유명한 그림들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해석해 가시는 분이다. 창조적이고 다양한 글을 꾸준히 올리시는데 한번은 '램즈이어'라는 필명이 궁금했었다. '램즈이어 ~ 양의 귀?' 잘 듣는 마음으로 글을 쓰시려고 그랬나? 세상 모든 일에 대해서 양처럼 순응하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기 위해 필명으로 택한 것인가? 정도로 생각했지 식물이름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작가님의 필명 램즈이어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 모른다.


조나단 스콧이 산 램즈이어를 보고서야 '아! 나도 키웠었는데...' 하며 화초의 정확한 이름을 알게 되었다. 램즈이어는 만져보면 보드랍다 할까 털이 있어 도톰하다고 할까, 뽀송뽀송하고 도톰한 잎이 만지는 즐거움까지 안겨주는 정감 가는 식물이다. '램즈이어'라는 식물의 출현에 굳이 글까지 쓰게 된 것은 브런치작가님의 필명과 비슷해 반가웠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를 백회 이상 써 온, 나름 초보 정원지기 임에도 키웠던 식물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끄러움을 반성하는 마음에서가 사실 더 크다.


여느 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뭔가를 사랑하고 매진하게 되면 일단 제대로 알아야는데, 나는 좋아하는 일(취미)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 싶었다. 이론이 앞서는 것에 살짝 넌더리를 낸 적도 있어서긴 하지만, 좋아하는 마당 생물들에 관한 지식은 많이 모자란다.

인터넷의 발달로 웬만한 수준의 전문가는 G*, N****, D*** 선생들에게 명함도 못 내밀고 더구나 AI라는 거대한 지식 실천 군단이 도사리고 있는 요즈음, 지식의 습득보다는 '검색만 잘해도 웬만한 상식은 유지해 가지 않는가'하는 세대의 일원으로 살아가려는지... '모르면 찾아보지 뭐 ~'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내온 면도 없지 않다. 자칭 '초보 정원지기'로써, 마당을 채우고 있는 아이들의 특성은 고사하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때론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떠올리려면 자주 까먹는 사실에도 부끄럽고... 결국 그만큼 친밀하지 못했다는 증거 아닌가.


영국의 유명한 정원사 몬티 돈은 "나는 아마추어 정원사였고 전문 작가였다. 나의 유일한 권위는 평생의 정원 가꾸기와 정열에서 비롯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로 정원학교에 다닌 적도 없지만, 그의 말대로 평생을 정원 가꾸기에 바치고 사랑했다. 그런 그가 정원 가꾸는 것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유명한 정원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몬티 돈의 여러 정원 프로그램을 보면서 조금의 안목이라도 키워간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온몸으로 정원을 사랑하는 열정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열정이라면 상대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잘 알기 위해서는 경험과 실행으로 익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을 자세히 알고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배우지 않으면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는 명심보감의 충고를 다시 새겨보며, 작은 마당에 깃들여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마음으로 찾아 해야 하는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져 본다.





램즈이어 (스타키스 비잔티나 Stachys byzantina ) :

양의 귀처럼 삐침형의 형태, 은녹색의 털로 덮여 질감도 부드럽다. 독특한 모양과 번식력도 좋아 화단의 아이템으로 인기가 많다. 꿀풀과에 속하는 다년생화초로 월동도 가능하다. 5~6월에 개화하고 30cm까지도 자란다. 작고 연한 보라색의 꽃이 핀다. 가뭄에는 강하지만, 장마에는 취약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