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디
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9화
어느새 쌀쌀해진 아침공기
설친 잠을 보충이라도 해주듯 가을비는 안개를 품고 내려앉는다.
간밤에 만났던 인디애나 존스,
내 사랑 인디라는 말은 멋쩍어도
시리즈 다섯 편을 정독케 했으니 한 시절 멋진 친구였음을 부인할 순 없다.
힘들기도 즐겁기도 했던 나날 속,
놓지 않고 품어왔던 환상과 현실의 연결 고리,
슐레이만의 꿈을 성취시킨
트로이의 목마가 살아나던 날처럼,
어느 땐가는 자그마한 손삽하나에 모자를 쓰고
모래더미 속에 사라져 간 과거의 흔적들을 끌어올려낼 꿈을 꾸게 했었지...
'핸리 월튼 존스 2세'라는 버젓한 이름이 있지만
잊지 못할 사랑하는 인디애나의 이름으로 꿈을 현실화시킨 평생,
십오 년 만에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 인디는
견줄 수 없던 능력과 명성도
결국은 박물관 수장고로 갈 수밖에 없지만
명예로운 꿈과 가족의 사랑은 영원함을 보여주었다.
아르키메데스는 말했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무게는 결국은 밀어낸 무게만큼이라고...
살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무게는
빈바닥에 구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다고 해도
밀어낸 영화에 연연하지 않고
이뤄온 업적마저 과감히 흘려보낼 수 있을 용기였다.
해야만 하는 천성적인 모험심에서였을까?
했어야 만할 운명 때문이었을까?
악인이나 선인이나
꿈을 위해서는
앞으로 나가며 목숨까지 아깝지 않은 삶도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을까?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어도
삶이란 도전임을 보여 준 것이었을까?
그리지 못하면 누굴 죽이기라도 할 것 같다는 절박했던 고호의 그림 사랑처럼,
잃어버린 역사를 찾지 못하는 삶은 살아있는 죽음이기에
바닥이 드러나도록 달려간 것이었을까?
삼십 년이 넘도록
꿈을 성취하기 위해 모험으로 부대꼈던
상처 난 육신의 지난날은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도 말라는 묵묵함을 보여준 흔적이었다.
언제나 반가웠던 낡은 모자와 채찍은
알아도 말하고 싶진 않은,
나 같은 이들의 꿈도 이어준 나무였음은 분명하다.
역사는 기나긴 패배의 기록이다.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승리의 기록이다.
승자 없는 패자는 없고 패자 없는 승자도 없듯이,
실패와 승리의 거름으로
오늘날의 역사가 구축되어 왔다는 것을 깨닫기만 해도,
현재를 살고 있다는 자부심만으로도,
운명의 다이얼은
삶이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고마워 인디!
반가워 나의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