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입성 5년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는 글쓰기...

by opera

내게 있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쓰면 쓸수록 올리면 올릴수록 초라해지는 심정, 많은 작가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괴리감도 더 가지게 된다. 언감생심 결코 훌륭한 작가는 될 수 없다는 걸 느낀다.

애당초 왜 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했던가?

초심을 돌아본다.

"그래!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주고 격려가 되는 글을 나누고 싶었지!!!!"

아웃사이더처럼 살아온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며... "당신"이라고 못 살 것이 있냐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마음을 글에 담고자 했다. 그런데 글을 쓰고 보니 그건 애당초 교만의 표현이었다.

아웃사이더였지만 당당히 견디어 왔다는 자존감은 교만에서 나온 것이 맞았다. 독야청청이 아니라 시간과 주변의 도움과 사랑으로 견뎌진 것이 틀림없었다. 부족한 글을 쓰면서 그 사실을 피부로 더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브런치에서 글을 나누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인사이더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간절함 하나로 그렸고, 오길 이어왔다. 짧고 초라한 글 한편에, 여러 색깔로 입힌 마음그림 얹어 미소든 위로든 그리움이든 추억이든 빡빡한 삶의 바퀴 속을 잠시라도 촉촉하게 해 줄 윤활유 같은 글이 된다면...

그것이 나의 글쓰기 목적이었다. 그러기에 견뎌온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들은 쓰지 않았고 쓸 수도 없었다. 실수했고 아팠고 어리석었던 삶을 버텨오다 보니 지금에 와 있다는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애초에 브런치의 목적에 부합해 묻어두었던 글쓰기의 역량을 펼치고 발휘해 나가는 작가님들도 많지만, 여유를 가지고 문우의 우정을 나누며 요기를 해결해 주는 실제 브런치처럼 삶의 아름답고 소소한 윤기를 즐기는 작가님들도 많다. 이웃된 구독자님 작가님들은 서로의 삶의 편린들을 주고받는 오래된 친구와도 같다.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브런치를 통해 브런치교감을 하면서 오랫동안 글 찾는 여행을 계속할 것만 같다.

화려한 분홍꽃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며, 살금살금 속살 내밀고 고개 드는 서부해당화의 어린잎이 부대끼며 던져가는 한 마디 "이제 겨우 시작이잖아~"

해마다 같은 모습인 듯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꽃을 키워낸 홍매화 제니, 겉과 속이 다른 옷을 벗어던지며 "나는 작년과는 다른 게 여름을 맞을 거야~"하며 꽃 진 자리에 여린 신록을 내밀기 시작한다.

사람이라면 지쳐 손사래 칠 듯도 할만한 순환의 시간들...

자연은 반복 속에서도 투덜거림 하나 없이 언제나 정답게 맞아주고 보낸다.

자연은 완성된 작품이 아니다.

자연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니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진행형이 맞지 않겠는가...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교과서를 통해 배워가기에, 비록 흡족할만한 작품을 얻지 못한다 해도 나의 브런치정원에선 습작의 반복 속에서 같지 않은 순환의 진리로 나날이 새로운 모습으로 자라 가는 꽃과 나무를 마음 가는 대로 가꿀 수 있다.

또한 브런치목선에선 보잘것없는 글로라도 소소한 위로와 용기를 나누며 일렁이는 파도 속에서 반짝이는 윤슬을 즐기며 가끔 멀미도 느껴지만 언젠가로 귀결될지 모르지만 만선의 기쁨으로 입항하는 그때, 다시 한번 활짝 웃고 싶은 배고픈 어부 산티아고처럼 글 잡는 어부로 살아갈 것이다.


오늘도 소리 없는 아우성을 백지위에 까만 글짓으로 표현한다. 몸짓 발짓을 서투르게 대신하고 있으니 많이 부족하다. 글이 가난한 사람이라 맛없는 글로 차려진 식탁을 자랑스레 내 놓친 못해도 이렇게라도 써야 스스로에겐 힘과,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와 용기를 줄지 모른다는 소명으로 펜을 든다.

조촐한 정원생활을 통해 5년이란 세월도 짧진 않지만, 6년 10년 20년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언제까지나 초보를 벗어날 수 없는 가난한 글쟁이일지도 모르겠지만, 햇수를 견뎌온 용기를 보태어 시작하는 누군가에겐 덕담을 올려드리고 싶다.

항해 중인 당신이나, 이제 막 닻 줄을 잡고 움직이는 당신이나 우리 모두에게 브런치의 바다는, 매 순간 반짝이는 즐거움과 보람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때때로 찾아오는 낙담의 풍랑 속에 흔들거릴지라도 희망과 끈기의 닻을 놓지 않는다면 금빛 물결 빤짝이며 찰랑이고 있는 짙푸른 바닷속, 꿈과 도전의 청새치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지는 서부해당화 꽃

막 피기 시작하는 홍모란꽃

매거진의 이전글보이지 않는 기대감까지 버리는 것이 인생면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