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 누구세요?
문을 열고 나오면 안녕하세요!
매일 보는 얼굴들이라도
처음 보듯 반갑게 맞이하는 삼색이는
추적거리는 비에 젖은 털이 비늘처럼 서있어도
현관 앞 원목수납장 위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햇살 좋은 여름날
오수를 즐기던 깜냥이가 드러누워있던 자리
냥이들의 썬룸 장소로 적당했던 곳이건만,
우중충한 겨울 찬 바람 동무라도 삼았나...
사람 들락거리는 대낮엔 굳이 나무장위에 엎드려 검문을 한다.
밥값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다시는 집 비우지 말라며 눈도장이라도 찍으려는 것일까?
새하얗게 추운 날,
김이 서릴 정도로 채비해 준 제 집엔
여기저기 동네 친구들 들락거리게 두고
출근 시간 맞춰 문 앞에 앉아 주인행세를 한다.
고양이 사회성이 이리 높은 줄은 몰랐네 ~
나오면 "냐옹 ~ 한번 흔들어 주라 옹~~"
얼굴이랑 목덜미 긁어주면 "부르릉부르릉 ~ 부르오옹"
"골골" 언덕 넘어 먼 여행이라도 떠나는지 차소리를 내며 작은 눈은 더 작아진다.
양팔을 들고 좌우로 흔들면 통통한 몸매는 늘어나 키가 두자도 더 되는 것 같다.
사랑받고 사는 티라도 내고 싶은가?
만사가 "저 하기 나름이라 옹 ~ 골골골 드르렁 드르렁"
"냐옹 냐옹 골골 부르르응" 반주에 맞춰 늘어진다.
누구세요?
떠돌냥이 신세를 손 그네 타는 팔자로 바꿔준 분은?
누구라서 돌봐주지 않을까요?
만사가 저하기 나름이라며 애교로 들어오는 길냥이 삼색이를...
"불~쑥 파드닥~"
밤새 하얗게 털어놓은 목화솜 밭사이에서
통통하게 비상하는 냥나비는
"안녕하세옹 ~ 냐옹~" 인사하며
오늘도 파아란 하루문을 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