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마음 씨앗은 땅속으로...

by opera

보이지도 않는 터럭만 한 껄끄러운 미련들,

몽글몽글 티끌 되어 때론 그리움으로,

사무치게 보고 싶었던 추억으로 달달하게 뭉쳐진 잔해들...

떠나지도 반기지도 않는 자리에서, 어느새 한 움큼 손안에 들어온 셀 수 없는 자잘한 씨앗.

담겨 있는 존재조차 미비했던 것들 어쩌면 감추고 살아야 할 것들.

꺼내는 것보다 꺼내주지 않음이 좋아, 감히 나가지 못했던 것들.

보내고 싶어도 삭힐 수밖에 없던 것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사이, 찌그러져 가슴속 깊은 웅덩이에 잠겨 불어버린 마음 덩어리들.

더는 무거워 감당 못함을 매서운 바람이 깨닫게 해 준다.


얼어버린 육신 속에서도 살아있을 생명을 보니,

세상으로 나갔다면 갈가리 찢겨 상처받았을

마음 씨앗들,

손톱으로 파도 꼼짝 않을 땅 가죽이지만 바람이 스며 들어갈 하우스 공간은 남겨주었다.

제대로 썩을지도,

싹을 틔우지 못할지도 모를 아이건만...

아니, 오히려 칼바람과 동무해 동토의 정착지로 찾아갈지도 모르겠지만...

소스러치게 차가운 이 겨울 새벽

꽁꽁 얼어 하얗게 불어 터진 대지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어 본다.


혹여라도 제대로 썩지 못해 올봄 싹 틔우지 못한다면,

봄가을 겨울까지 몇 번이라도 묵혀져 어느 핸가 ,

감춰졌던 걸음으로 묵직해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의 꽃을 피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대로 썩어 거름이 된다면 더욱 고맙고,

어느 순간 발아 되어 스스로도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할 것이다.

그냥 하얀 꽃이불 덮어주자...

엄동설한 견디며 내년 봄을 꿈꾸는 이 아래 분들에게 보내 버리자.

어느 모양으로 뒤엉킨 땅속 세계에선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반길 테니...


시리다 못해 푸르른 입술의 새벽은

해묵은 마음 씨앗들을

새 봄을 기다리는 마당 속 가족의 일원으로 맞아주며 붉그레한 미소를 틔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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