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깜박 졸리면 생각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는다. 다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그래도 놀고 먹는 내 형편이 너무 감사해서 다시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책읽기가 여간 지루한 일이 아니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책상 위를 정돈하다가 무뎌진 연필심을 보게 되었다. 세상의 여러 소리 중에서 글씨 쓸 때 나는 연필심 소리를 좋아하는 나인데 연필로 글자 밑에 줄긋기만 하였지 연필을 깎지 않은 지가 오래된 듯했다. 무뎌진 연필들을 하나둘 깎다보니 연필심만큼 해야 할 일들이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제 다시 글을 쓰고 연필 소리가 들리도록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