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시절

아이들의 낮잠 시간

by 옥민혜

나도 저렇게 예뻤던 때가 있었을까.


쭈그려 앉아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작은 등, 집중할때의 이마 모양, 내 엄지손가락 한 마디 만한 작은 코,

제 아빠를 꼭 닮은 턱, 완두콩같은 발가락, 말랑말랑한 손,


나도 저런 때가 있었을까.


저렇게 숨쉬는 것만으로도 온전히 사랑스러운 그런 눈부신 시절이 있었을까.


"엄마, 나무가 춤을 춰."

"엄마, 짹짹이가 놀러왔어."


작은 새처럼 조잘거리는 말 한마디까지도 다 기억하고싶다.


햇살이 눈부시게 따사롭고, 아이들이 낮잠을 자고,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니 아무 욕심없이 이 순간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그러고보니 내 행복이라는 것엔, 아이들이 낮잠을 잔다는 조건이 늘 포함되어있다.(이제 좀 컸다고 더 이상 낮잠 따위는 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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