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평화가 깃든 곳

발리

by 옥민혜

연일 폭력적인 시위와 데모가 계속되고

활화산이 언제 용암을 뿜어댈지 알 수 없어도

이곳은 신들의 섬, 여행자들의 성지.

가만히 새소리를 듣고, 상냥하고 친절한 현지인들의 미소를 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동안 계속되는 강행군에 우리 모두 너무 지쳤고, 작은 아이가 쿠알라룸푸르에서 감기가 걸려버려 어제는 급히 현지 병원을 다녀왔다. 다행히 쿠알라룸푸르와는 달리 이곳은 습하고 무덥다. 기후가 맞아서인지 약 덕분인지 아이의 증상도 점점 완화되고 있으니 참 감사한 일이다.


어제 액티비티를 몰아서 하고 오늘은 종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침 먹고 온 수영장엔 서양인 몇 명과 우리뿐이었는데 오후가 되자 온통 한국인들로 가득 찼다.

아이들이 이렇게 물을 좋아했던가. 물에 들어간 지 5시간이 넘도록 나오질 않고, 이제 수영장에 자리 잡은 사람들 중엔 우리가 제일 오래되었다.


수영 중에 원숭이가 찾아왔다. 아기 원숭이를 배에 넣고 능숙하게 나무를 타고, 서로의 이를 잡아주거나 나뭇잎을 뜯어먹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원숭이를 만나서 우리는 한참 호들갑을 떨었다.


아이 둘을 동시에 낳아 낳고 키우느라 참 힘들었다. 이제 저렇게 물속에서 엄마아빠 없이도 둘이서 한참을 꽁냥 거리며 노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어 속으로 조용히 기도를 해본다.


해가 지려고 한다. 발리에서의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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