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by 선정

다 같다는 걸 왜 몰랐을까

모르고 싶던 걸까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누구나 냉장고문을 열어본다

너무도 쉽게 물을 먹을 수도 있고

당연히 과일 하나 꺼내 올 수 있다

문을 열때마다 느껴지는 시원함도 있다

잠겨있지 않는 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

너무나 당연하게도 문이 닫힌 내부는 서늘하다

그 싸늘함 속에서도 시들것은 시들고 썩어버릴 것은 썩는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온도도 영원한 것은 없다

그저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는 것

누군가를 무언가를 탓할 수도 없다

스스로 열고 들어왔으니 다시 스스로 선택해야한다

살아남거나 안주하거나 벗어나거나


어디나 같다는 것을 몰랐을까

모르고 싶던 걸까

정말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걸까

나는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아니라면 과감히 벗어나야 하는 걸까

버티는 것 살아남는 것 안주하는 것의 차이는 무얼까

과연 다름이 있는 걸까

어차피 같은 냉장고속에 있을 뿐인데

선택을 한다는 것의 최종 의미는 무엇일까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모두 같은 결말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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