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by 선정

오늘만 초라할께요

그저 오늘만 그러니 모른 척 해요

조금 떨어져서 음악도 듣고 하늘도 보며

나와 눈이 마주치는 찰나엔 웃어요 그냥

모르니까 그래도 되요

그렇게 애썼는데 안되네요

오늘만 단 하루만 무너질께요


시간이 겹겹이 쌓이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을거니까요

내 앞의 누구도 부러워한 적이 없어요

지나간 시간이 엉켰든 풀렸든 상관없었어요

커피 한 잔 나누며 웃고 있는 내가 현실이니까요

그렇게 애썼는데 안되네요

오늘만 모른 척 잠시 지나쳐요


입으로 뱉으면 그대로 부서질까 겁이 나요

한번 무너지면 그대로 놓아버릴까 두려워요

눈물도 한숨도 삼켜 버리는 나였거든요

그렇게 애썼는데 다 무너지네요

오늘만 단 한번만 말할께요

내가 어렵게 닿은 보통의 날들 속 타인의 미소에

오늘만 초라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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