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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ina Jul 21. 2024

[13] 동결 2차:자연주기, 새로운 루틴 만들기

이번엔 혈액순환에 집중해 보자

동결 1차에 큰 기대를 했지만 피검사 0점대, 착상조차 실패한 수치로 종결을 했다. 질정을 끊고 3일 만에 생리를 시작했고 생리 3일 차에 동결 2차를 준비하기 위해 난임병원으로 향했다.


원장님은 나를 보자마자 "2차엔 되겠죠~."라고 말하셨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섭섭한? 부분이다. 적어도 이번 차수엔 어떤 변화를 줘보겠다 혹은 다시 잘해보자라는 식의 설명을 기대했지만 언젠간 되겠지라는 말이 정말 관심 없는 남의 이야기하듯이 들렸다.


섭섭한 건 섭섭한 거고 2차는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원장님께서 1차와 동일한 처방을 하셔서 어차피 인공주기로 하는 게 아니면 이번 주기엔 페마라로 난포를 키우지 않고 완벽한 자연주기로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병원에서 변화를 주지 않으려 하니 내 스스로 생활습관, 식습관에 변화를 줘서 2차는 좀 더 개선된 상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1차 실패의 원인


1. 생체리듬과 맞지 않은 난포 성장 속도와 내막두께 (feat. 배란유도제)

나는 3N년간 한 번도 생리 주기가 틀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주기가 32일에서 37일까지 길어졌다. 계속 유지된 건 아니고 호르몬제를 끊으면 2~3개월 안에 원래 주기로 돌아오곤 했다.


1차에서 배란유도제를 복용했을 때 우성난포가 자라는 곳에서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난소 통증을 심하게 느꼈다. 이 통증은 이식 후 질정을 끊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난포도 나의 원래 생체 리듬에 맞춰 자란 것이 아닌 3~4일 정도 빠르게 성숙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포가 원래 속도보다 빠르게 자라면서 내막이 그 두께를 따라가지 못했던 거 같다.


나는 내막 두께 8.2mm에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았고 5일 후에 5일 배양 배아를 이식했는데, 아마 그 5일 사이에 두께도 조금은 줄었을 것이다.


자연임신을 준비했을 때 원래 주기에 맞추면 배란 당일 10mm의 내막 두께를 대부분 유지했었다. 물론 이론상 8~10mm 사이면 임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타 병원에서는 내막이 10mm가 되지 않으면 이식을 취소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Best는 10mm일 것으로 생각된다.


2. 수족냉증

한 여름에도 아이스팩 버금갈 정도로 발이 찬 편이다. 이번 이식에도 발에서 종아리까지 냉기가 계속 있어 수면양말도 착용했으나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수면 양말 안에 내 발은 여전히 차가웠었다.


혈액순환이 착상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수족냉증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





동결 2차 자연주기 준비기간, 새로운 생활 루틴을 만들다.


1. 운동 시작

시험관을 시작하면서 과배란, 난자채취 등을 이유로 2년 넘게 했던 필라테스를 그만두었다. 하루 만 보 걷기는 항상 유지했지만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한 것은 아니라 살도 찌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 스쿼트 50개

- 하체 혈액순환을 돕는 매트 필라테스 30분씩

- 만 보 걷기

- 주 3회 런닝



2. 잠 자기 전 족욕

습식 족욕이 좋은 건 알지만 물을 갈아주는 게 귀찮아서 동결 1차 때 딱 두 번 했다... 게으른 나를 잘 알기에 건식 족욕기를 구매했다. (건식 족욕기는 전자파 이슈가 있는데 국내 제품 중 온수 순환으로 전자파 걱정이 없는 제품이 있다고 그래서 그 제품으로 구매)


좌훈 겸용이라 하루 30분 족욕, 10분 좌훈을 시작했는데, 이거 이거 완전 강추다. 원래 잠잘 때 발이 매우 찼는데 운동과 족욕을 함께하니 발이 많이 따뜻해졌다.





사실 한의원에서 쑥뜸을 병행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자연주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내 몸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남편의 의견도 있고 나 또한 인위적인 자극은 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나의 배아야! 이번 주기도 나는 최선을 다 할 거야. 이식날 사탕도 들고 갈게! 

이번에는 꼭 착붙해줘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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