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혈액순환에 집중해 보자
동결 1차에 큰 기대를 했지만 피검사 0점대, 착상조차 실패한 수치로 종결을 했다. 질정을 끊고 3일 만에 생리를 시작했고 생리 3일 차에 동결 2차를 준비하기 위해 난임병원으로 향했다.
원장님은 나를 보자마자 "2차엔 되겠죠~."라고 말하셨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섭섭한? 부분이다. 적어도 이번 차수엔 어떤 변화를 줘보겠다 혹은 다시 잘해보자라는 식의 설명을 기대했지만 언젠간 되겠지라는 말이 정말 관심 없는 남의 이야기하듯이 들렸다.
섭섭한 건 섭섭한 거고 2차는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원장님께서 1차와 동일한 처방을 하셔서 어차피 인공주기로 하는 게 아니면 이번 주기엔 페마라로 난포를 키우지 않고 완벽한 자연주기로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병원에서 변화를 주지 않으려 하니 내 스스로 생활습관, 식습관에 변화를 줘서 2차는 좀 더 개선된 상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3N년간 한 번도 생리 주기가 틀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주기가 32일에서 37일까지 길어졌다. 계속 유지된 건 아니고 호르몬제를 끊으면 2~3개월 안에 원래 주기로 돌아오곤 했다.
1차에서 배란유도제를 복용했을 때 우성난포가 자라는 곳에서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난소 통증을 심하게 느꼈다. 이 통증은 이식 후 질정을 끊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난포도 나의 원래 생체 리듬에 맞춰 자란 것이 아닌 3~4일 정도 빠르게 성숙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포가 원래 속도보다 빠르게 자라면서 내막이 그 두께를 따라가지 못했던 거 같다.
나는 내막 두께 8.2mm에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았고 5일 후에 5일 배양 배아를 이식했는데, 아마 그 5일 사이에 두께도 조금은 줄었을 것이다.
자연임신을 준비했을 때 원래 주기에 맞추면 배란 당일 10mm의 내막 두께를 대부분 유지했었다. 물론 이론상 8~10mm 사이면 임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타 병원에서는 내막이 10mm가 되지 않으면 이식을 취소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Best는 10mm일 것으로 생각된다.
한 여름에도 아이스팩 버금갈 정도로 발이 찬 편이다. 이번 이식에도 발에서 종아리까지 냉기가 계속 있어 수면양말도 착용했으나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수면 양말 안에 내 발은 여전히 차가웠었다.
혈액순환이 착상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수족냉증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
시험관을 시작하면서 과배란, 난자채취 등을 이유로 2년 넘게 했던 필라테스를 그만두었다. 하루 만 보 걷기는 항상 유지했지만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한 것은 아니라 살도 찌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 스쿼트 50개
- 하체 혈액순환을 돕는 매트 필라테스 30분씩
- 만 보 걷기
- 주 3회 런닝
습식 족욕이 좋은 건 알지만 물을 갈아주는 게 귀찮아서 동결 1차 때 딱 두 번 했다... 게으른 나를 잘 알기에 건식 족욕기를 구매했다. (건식 족욕기는 전자파 이슈가 있는데 국내 제품 중 온수 순환으로 전자파 걱정이 없는 제품이 있다고 그래서 그 제품으로 구매)
좌훈 겸용이라 하루 30분 족욕, 10분 좌훈을 시작했는데, 이거 이거 완전 강추다. 원래 잠잘 때 발이 매우 찼는데 운동과 족욕을 함께하니 발이 많이 따뜻해졌다.
사실 한의원에서 쑥뜸을 병행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자연주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내 몸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남편의 의견도 있고 나 또한 인위적인 자극은 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나의 배아야! 이번 주기도 나는 최선을 다 할 거야. 이식날 사탕도 들고 갈게!
이번에는 꼭 착붙해줘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