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라스 Apr 17. 2020

히치하이킹을 한다고?

정말 가능할까?



지난 주말, 스탭 친구들 몇 명과 함께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놀러 갈 때의 일이었다. 내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그런 장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곧 여러 가지 화제로 전환되다가 ‘히치하이킹’ 이야기가 나왔다.


“와, 나 정말 해보고 싶어”

“어, 그래! 못할게 뭐가 있어. 우리 하자!”     


순식간에 우리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밀리(캠프 사람들에게)에 히치하이킹 여행을 준비하기로 했다. 굳이 비밀로 하기로 한 이유는 캠프 분위기가 조금 안 좋기도 했고 부정 타기 싫었달까.






왜 하필 '히치하이킹'이었을까


나름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우물 안 학창 시절을 벗어나 사회에 첫 발을 디딘 대학생 때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근데 최근에 든 생각은 내가 할 수 있는, 성공 가능성이 눈에 훤히 보이는 일에만 도전을 해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서 실적도 있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을 했고 해외봉사활동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거다. 나는 아직도 겁쟁이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그래서 실패를 많이 겪어서 거절당하는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뎌진 심장을 가지고 싶었다. 실패를 예상하고 지레 겁먹어 도전하는 걸 포기하는 그 슬픈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그래서 히치하이킹이라는 어찌 보면 무모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거절당하는 법을 연습하고 싶었다.






알록달록한 여행을 기대하며

     

K(24세 남, 여행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휴학생)

O(25세 여, 사교성 좋은 발랄한 취직 준비생)

S(28세 남, 코로나로 인해 무직이 된 농부 준비생)

J(30세 여, 퇴사하고 제주살이 시작한 마음만은 제주도민)     


내가 머무는 캠프 내에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이 친구들과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친해졌는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떠올릴 수가 없기에 이번 여행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꽤 많이 흥분했고 이번에는 첫 시도니까 많이 실망하지 말고 쉬운 코스로 해보자. 실패해도 괜찮다 서로 토닥여주자 해놓고 모슬포항에서 중문 찍고 성산일출봉에서 석양도 보자 하며 점차 판이 커져만 갔다. 조금은 무모하거나 무리일 수 있는 상상을 하며 눈을 반짝였다.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고 우리는 모슬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적당히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그리고 알 만한 관광지로 중간 목적지를 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정한 코스는,


모슬포항 – 송악산 – 산방산 유채꽃밭 – 중문해수욕장 – 이중섭거리 – 남원큰엉해변 – 표선해수욕장     

각 4.3km, 5.1km, 13.5km, 16.3km, 13.2km, 17.9km


총연장 70.3km







의미 있는 여행을 기대하며



우리의 찬란한 순간을 영상을 남기고 싶어서 사전 인터뷰도 준비하기로 했다. 어떤 사람인지, 왜 하고 싶은지를 담고 싶었다. 여행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분명 느끼는 게 많은 여행이 될 것이다.



나이도 제각각, 사는 곳도 제각각. 만난 지 2주에서 한 달이 채 안 된 다양한 청춘들이 만나 여행을 한다. 뭐 어려울 게 있나, 바로 떠나자 생각했고 바로 4일 뒤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성별도 성격도 다른 네 명이 모여 어떤 그림이 만들어 질까 너무 궁금하고 설레는 밤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