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있다. 유명 연예인, 기업인, 스포츠 스타들이 거주한다. 집값이 평당 1억 원이 훨씬 넘는다. 그들은 어떻게 살까 궁금하지만 알 수가 없다. 보안이 철저해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다.
어느 날 아내가 신이 나서 말했다. 세탁소 아저씨한테 초고층 아파트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어느 여자 연예인은(말을 하면 아! 그 사람하고 알 수 있는 사람이다) TV에서 보여 주던 나긋나긋하고 예의 바른 이미지와 달리 성격이 아주 나쁘다고 한다. 그런데 건방진 자세와 무시하는 말투도 심하지만 정작 참을 수 없는 건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TV 속의 그녀는 얼마나 화장을 했을까. 어쩌면 분장을 하고 나온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어느 남자 연예인의 옷을 잘못 세탁해서 큰일 날 뻔한 일도 들려줬다. 세탁소 아저씨가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보니 옷이 너무 구겨져 있었다. 아저씨는 정성스레 다리미질을 하여 옷을 곱게 펴서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옷을 받은 이는 깜짝 놀라며 "아니 이 옷을 망가트려서 가져오면 어떡하나? 이 옷은 천만 원이 넘고 구하기도 힘들다"면서 타박을 했다. 알고 보니 일부러 구겨져서 출시가 된 옷이었다. 아저씨는 몇 천 원 세탁비 벌려다가 천만 원을 물어주게 생겼다. 옷을 다시 가져가서 건조기에 돌려서 주름을 만들기도 하고 손으로 일부러 구기기도 해서 어렵게 원래처럼 만들어서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하였더라도 정작 상대가 원하지 않은 일이면 나쁜 일이 된다. 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다리미질을 했을까. 눈앞이 아뜩해진다.
말 많은 세탁소 아저씨는 우리 집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