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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아빠, 왜 같은 길을 자꾸 가?

운전면허시험 재발급하기

by 이래춘

운전면허증을 강원도에서 발급받았다.


철없던 시절에 실수를 해서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다. 마침 대통령 취임 기념으로 대대적인 사면이 이루어졌다. 전국에서 면허를 새로 취득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운전면허시험장마다 북새통이 벌어졌다. 서울 주변 시험장에는 몇 달 이상 대기를 해야 했다. 그나마 빨리 시험 볼 수 있는 곳이 태백이었다.

필기시험을 서울에서 미리 치르고 여름휴가 기간 동안 태백을 찾았다. 여행 기간 도중에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볼 셈이었다. S자나 T자 등 기능 시험은 어느 시험장이나 동일하니 문제가 없는데, 주행코스는 태백 시내 도로에서 치러야해서 연습이 필요했다. 주행코스를 몇 번 운전을 하니 길눈이 밝은 아들이 묻는다. "아빠, 같은 길을 왜 자꾸 가는 거야?" 할 말이 없었다.

"응, 내일 아빠 친구랑 빨리 운전하기 게임을 할 예정이야. 그래서 미리 연습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대꾸를 했는데 어린 아들은 쉽게 수긍을 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못 볼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창피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창피한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 창피함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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