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한 진심 #13

"당신은 솔로몬이 되지 말자"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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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부지런하게 일어나서 자기계발도 하며 열심히 살고 싶은데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고 나태하게 된다고 말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할 때 솔로몬은 출현합니다.


솔로몬은 등장하자마자 상기한 상황을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과 '쉬고 싶은 마음' 사이의 모순적인 갈등이라고 교통정리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전적인 솔로몬은 이 지점에서, 누가 아이의 진짜 엄마인지를 판정하듯이, 어떤 마음이 진짜 마음인지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이것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모순제거의 방식입니다.


자기 안에 이런 마음도 있고 저런 마음도 있는데 그중에서 진짜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고 할 때, 덜 중요한 가짜 마음을 제거함으로써 모순이 발생하는 원인을 없애고 더 중요한 진짜 마음을 분명히 하고자 고전적인 올드스쿨 솔로몬이 시도하는 일입니다.


오늘날의 뉴스쿨 솔로몬은 조금 다르게 활동합니다.


이들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모순통합의 방식을 활용합니다.


자기 안에 있는 마음은 다 온전한 마음이기에 어떤 하나라도 무시하면 안되고 그 모두를 정당하게 다 알아주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뉴스쿨 솔로몬은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온전한지, 또 '쉬고 싶은 마음'도 얼마나 온전한지를 충분히 알아주면, 가장 좋은 현실이 펼쳐진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살 때 쉬는 것도 가장 잘 하게 되고, 열심히 사는 것도 가장 잘 하게 된다고 말하곤 합니다.


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새벽에 일어나 헬스장에 나가려던 이가 너무나 일어나기 싫은 마음이 들 때, "아하, 나한테 이렇게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구나. 어제 야근을 하며 무리하게 일했으니 오늘은 나의 귀함을 생각해서 쉬자고 이 마음이 이처럼 나에게 상냥하게 말해주고 있었구나."라며 '쉬고 싶은 마음'의 온전함을 깨달으면, 오히려 아무 걱정없이 푹 쉬게 되거나, 또는 마찬가지로 아무 걱정없이 힘차게 운동을 하러 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서로 반대되는 두 마음이 대립하고 있지도 않고, 나아가 복수의 모든 마음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며 모순의 상황들을 만들고 있지도 않습니다.


반대되는 마음을 알아주어야 원래의 마음이 그 온전함을 찾는다는 식의 조립식 장난감의 설명서 같은 이야기는 그저 판타지일 뿐입니다.


이 판타지가 추구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에게 결과로 드러난 현실이 그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무엇이 드러나있습니까?


바로 솔로몬입니다.


솔로몬만이 모순제거나 모순통합으로 생겨난 모든 결과이며, 유일한 결과입니다.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솔로몬의 활동은 언제나 단 하나만을 의식합니다.


그것은 사람들로부터의 인기와 관심입니다.


자기가 가장 똑똑한 우주대천재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겠다는 의도가 항시 솔로몬을 출현시킵니다.


솔로몬이 정말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이도 아니고, 아이를 놓고 다투는 두 엄마도 아닙니다. 자신이 문제상황을 얼마나 똑똑하게 처리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는 공개재판의 관객들입니다. 솔로몬은 오직 이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만 판결합니다.


지성이 포퓰리즘에 봉사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일은 오늘날 더욱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솔로몬들이 많아서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솔로몬들이 가장 관심이 없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마음입니다.


자기의 마음이나 남의 마음이나 실은 마음에 아무 관심도 없는 솔로몬들이 마음을 말하고, 심리학을 말하며, 나아가서는 깨달음을 말합니다.


다 대중들을 향하여 자기가 얼마나 똑똑한지만을 연출하기 위한 모순해결쇼의 소재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당신은 아마도 눈치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의 문제가 생겨서 솔로몬이 출현한 것이 아니라, 실은 솔로몬을 출현시키기 위해 마음의 문제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서로 반대되는 마음 때문에 힘들다느니, 그 마음들을 다 알아줘서 통합했더니 문제가 사라졌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다 쇼입니다.


오히려 반대로, 멀쩡하던 마음은 이 '솔로몬쇼' 때문에 무지 힘들어집니다.


만약 당신이 당신 안에 서로 모순되는 마음들 때문에 힘들다고 매우 자주 호소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쩌면 솔로몬이 되고 싶어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로몬이 되려는 욕망은 다른 모든 욕망과 마찬가지로 은폐되어 있을수록 더욱 강렬하게 경험됩니다. 그러한 만큼 자신의 주위에서는 더 많은 갈등의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솔로몬이 되려면 반드시 갈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되고 싶어하는 이 자신이 이처럼 끊임없이 갈등을 끌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또한 솔로몬의 대표적인 특징은 그 자신은 마치 가장 순수한 존재인 것처럼 무고하게 행세한다는 것입니다. 살펴보면 그 자신이 언제나 그의 인생에서 배신과, 뒤통수와, 이간질과, 협잡과, 분열의 중심에 서있던 갈등창조의 주역이었으면서, 자기만은 슥 빠져나가 아닌 척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모순적 주제로 늘 고민을 만들고, 나아가 갈등을 창발하는 이들은 솔로몬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싶어하는 솔로몬쇼의 꿈나무들입니다.


언뜻 그 고민의 양상이 유사해보이지만 햄릿이 솔로몬과 다른 이유는 분명합니다.


햄릿은 자기의 삶과 죽음을 걸고 있지만, 솔로몬은 언제나 남의 삶과 죽음만을 겁니다. 자기가 남을 살려주는 이가 되거나, 또는 남을 죽일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되려고 합니다.


이처럼 남에게 의존해야만 우주대천재일 수 있는 솔로몬이기에, 솔로몬은 언제나 타인의 인생을 고되게 만듭니다.


설거지하는 엄마를 붙잡고는 "엄마, 내가 화장실에 가고 싶은 마음과 방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다 알아줘서 그 둘을 지혜롭게 통합해 그냥 방에서 팬티에 싼 우주대천재에요."라며 자기 팬티를 자랑스럽게 내미는 일만을 쉬지 않고 반복하는 솔로몬은 엄마를 많이 고되게 만듭니다.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솔로몬이 아니라, 이처럼 타인의 마음에 아무 관심이 없는 솔로몬이 마음의 문제입니다.


자기 안에 있다는 모든 마음이라는 개념은 다 자기가 똑똑한 해결사로 보이기 위한 도구적 소재들일 뿐, 자기의 마음에도 아무 관심이 없는 솔로몬이 모든 문제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자신이 가장 큰 것처럼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자기가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이 되어 가장 위에 있는 입장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솔로몬은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를 망각하게 되었기에 늘 혼란과 갈등 속에 놓이게 되는 것과도 같습니다.


매우 일상적인 예로, 직장에 가야 하는데,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다며 모순의 갈등을 경험하는 이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자기 앞에 놓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소비생활의 주체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처럼 이 선택의 주체는 자동적으로 상위의 입장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는 가장 최상위의 원리를 알았다며, 출근하기 싫은 마음을 온전하다고 알아줌으로써 이제 자유롭게 출근하게 되는 그림을 꿈꾸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은 이러한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을 때 마음은 언제나 모순된 분열처럼 드러나며, 이에 따라 그 제거나 통합을 궁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다시 그 자리로 들어와야 합니다.


직장에 가거나 직장에 가지 않는 선택들 중 가장 현명한 선택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에 가거나 직장에 가지 않는 그 어느 선택이라도 반드시 연결되어 있는 그 사람은 누구입니까?


선택의 장면에서 당신은 누구의 얼굴이 떠오릅니까?


그 사람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 사람이 당신보다 큰 것이고,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 사람이 그토록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지금 당신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이것은 분열된 적이 없고, 반대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그 사람을 향해 일치된 단 하나의 마음입니다.


이를테면 "엄마, 이 직장 다니면서 계속 엄마 아들하고 싶은데 괜찮아?"와 "엄마, 이 직장 관두어도 계속 엄마 아들하고 싶은데 괜찮아?"는 동일한 마음입니다.


실은 당신이 어떤 것을 하거나, 하지 않는 일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함께하고 싶은 사람만 있으면 당신에게는 그 어떤 선택이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언제나 그러한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함께하고 싶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은 그 사실을 알립니다.


당신에게 정말로 무엇이 중요한지 그 사실만을 알립니다.


사람을 빼면 당신이 선택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우주대천재의 선택이라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을 선택하면, 당신의 선택은 가장 완벽합니다.


그 선택은 또한 당신 자신이 사람이겠다고 선택한 가장 신성한 선택인 까닭입니다.


열심히 살든, 쉬든, 전혀 중요한 것들이 아니며, 당신이 이제 사람이고, 사람이 함께 살고 함께 쉬고자 사람을 만나러 갈 것이라는 이 사실만이 우리의 우주에서는 유일하게 중대한 사실입니다. 이미 그렇게 선택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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