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상담소를 만들어보자 #6

"여섯째 날"

by 깨닫는마음씨


IMG_7060.jpg?type=w1600



문은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저 문을 열고 사람들이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지금껏 살며 단 한 번도 성공적인 답을 찾아본 적이 없는 고민이다.


강백호와 서태웅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신대 스태츄를 세워놓으면 사람들이 들어와줄까? 아니면 토니 스타크가 그의 딸을 안고서 3000만큼 사랑한다는 영상을 틀어놓으면 사람들이 들어와줄까? 아니면 게임과 섹스와 돈을 안전하게 원없이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자유가 넘치는 곳이라고 배너를 걸어놓으면 사람들이 들어와줄까?


가능할 것 같다. 왠지 조금 희망이 생긴다.


그러나 문은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러한 서비스가 사람들을 향해 나가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더 크게는 의욕이 없다. 나에게 이익이 없는 일에는 의욕이 심대하게 감퇴한다는 점에서 나는 보통의 인간이다.


나는 이익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관계의 우정과도, 영웅의 이상과도, 게임의 즐거움과도, 섹스의 쾌락과도, 돈의 힘과도, 마음의 이익은 비교될 수 없다. 그것은 절대적이다.


이익은 인간을 함께 이롭게 하는 것이다. 내가 불행함으로써 다른 이가 행복하다면 그것은 이익이 아니고, 다른 이가 불행함으로써 내가 행복하다면 그것도 이익이 아니다.


그렇다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나의 행복이리라. 어떻게 해야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아는 일이 한결 쉽다. 그러니 일단은 절반의 이익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군가를 불행하게 하지는 않으면서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 무엇에 관해 대답하기 위해 이 상담소를 만들고 있는 중일 것이다.


나를 먼저 초대하고 싶은 공간으로 상담소를 만들고 있다. 그 문은 들어오는 것이면서 동시에 나가는 것이다.


들어 오는 것은 나 가는 것이다. 내가 간다. 문으로 들어간다. 들어 가는 것은 나 오는 것이다. 이제 내가 왔다.


내가 자주 오면 좋을 것이다. 매일 와도 반가울 것이다. 내가 매일같이 놀러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 것, 일단은 그것만을 생각한다.


내부를 다 하얗게 칠하고 백지로 만들었다. 이제 공간에는 빛만이 있다. 보고 싶은 것들을 그려보며 빛이 형상이 되어갈 것이다. 보고 싶던 것들로 공간이 채워질 것이다. 가장 그립던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고, 사람을 보러 나도 매일 놀러오리라.


나는 살포시 눈을 감는다. 눈꺼풀 안의 어두운 공간에도 실은 들어온 빛이 있다. 내가 보고 싶던 것들의 형상이 있다. 사람들의 환한 얼굴이 있다. 그 기쁜 눈빛이 있다.


빛도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나가야 할 것은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밝히고 있는 이 빛이다.


이제 눈을 뜨니 미혹이 없다.


나 오고 있는 그 눈빛이 분명하다.


보고 싶던 사람들의 눈빛을 닮았다.


이 눈빛은 우리를 함께 이롭게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나는 문득 생각하며 여섯째 날을 밝혔다.




IMG_7058.jpg?type=w1600


작가의 이전글마음생활자의 수기 #30